[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근본적인 세입 여건 개선 없이 이어지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조성 과정 등에서 보이는 정부의 한국은행에 대한 차입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정치권의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정부의 한국은행 일시차입금 조달 요건과 상환 의무를 강화한 '국고금관리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박 의원은 "한국은행을 통한 일시차입금 증가는 통화량의 증가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며 물가상승을 야기해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최근 정부가 한국은행 일시차입금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에 있어 이러한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자금 조달에 대한 운영원칙을 법률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이유를 밝혔다.
정부의 한국은행 일시차입금 규모는 2014년 33조원에서 2015년 51조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는 정부가 침체된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조기집행 등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국고금의 일시부족분을 조달하기 위해 재정증권을 발행하거나 한국은행의 일시차입을 결정하는데, 재정증권의 경우 발행 공고와 입찰 등의 절차에 수개월이 소요돼 한국은행에 손을 더 벌려왔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국회의 2015년도 결산심사에서 "2015년에는 재정증권 발행대금의 이자율보다 한국은행 차입금의 이자율이 훨씬 높았는데도 정부가 재정증권의 발행규모(37조5000억원)를 전년 수준(38조원)으로 유지한 채 한국은행 차입금의 규모를 크게 늘려 이자지출액을 증가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정요구를 받기도 했다.
국회는 특히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추진을 통해 상반기 경기진작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하반기 재정 부족에 따른 긴축재정 등으로 하반기 경기위축의 부작용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어 전체적인 경기 활성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한국은행 일시차입 등을 통한 재정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정부의 한국은행 일시차입금 증가로 ▲과도한 일시대출금 운용 관리 리스크 상승 ▲법령상 규정된 목적 외 사용 우려(정부 재량권 확대 수단 활용) ▲일시차입금 만기 도래와 세입 확보 시기 불일치로 인한 유동성 부족 등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개정안(제32조5·6항 신설)에서 정부의 한국은행 일시차입금 조달 요건을 '재정증권의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부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자금소요가 해소되는 때 지체 없이 상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국은행 일시차입금을 '정부의 마이너스 통장'이 아닌 '최후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바꾸고, '어렵게 빌린 돈, 제때 갚으라'는 것이다.
당초 '한국은행 발권력 동원' 논란이 제기됐다가 국책은행 자본확충 예산 1조4000억원이 추가경정예산에 포함되며 이제는 그 실효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국책은행자본확충 방안(펀드)'에 대한 국회의 통제장치 마련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지난 6월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이유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재정대책이 아닌 한국은행 발권력에 기댄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을 내놨고 야당으로부터 '무책임한 꼼수'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행이 금융회사 등에 대해·출자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조성한 자금도 공적자금에 포함시키는 한편, 대상 금융기관에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을 추가해 한국은행의 발권력이 동원된 기금에 대한 외부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공적자금관리 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경우 자본확충펀드 자금 등은 공적자금관리 특별법상 ▲최소비용의 원칙 ▲공평한 손실부담의 원칙을 적용받게 되며 ▲국회에 대한 보고 및 감사원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
2014~2015 한국은행 일시차입금 규모. 자료/박명재 의원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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