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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하정우·오달수·배두나의 폭발적인 시너지
2016-08-04 14:19:11 2016-08-04 14:19:11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최근 '허삼관', '암살', '아가씨' 등 초호화 캐스팅 작품에서 얼굴을 보인 배우 하정우가 오랜만에 인물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에 참여했다. 신작 '터널'이다. 이 영화는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힌 한 남자와 그의 부인, 그리고 남자를 구하려는 구조대의 치열한 생존을 다룬다. 하정우가 터널 안에 갇힌 정수를, 오달수가 구조대장 대경, 배두나가 정수의 부인 세현을 연기한다.
 
이 영화는 개봉 전 '더 터널 라이브'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지난 2013년 개봉한 '더 테러 라이브'와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더 테러 라이브'는 귀에 낀 인 이어에 폭발물이 설치된 사실을 알게 된 앵커 윤영화(하정우 분)의 심리 변화만으로 2시간을 채운 작품이다. 당시 이 영화는 배우 한 명에게 의존한 구성 덕에 굉장히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배우로서의 역량을 크게 인정받았다.
 
그러나 3일 오후 2시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취재진에게 영화를 선공개하는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터널'은 하정우의 것만이 아닌, 세 배우의 폭발적인 시너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영화였다.
 
영화 '터널' 포스터. 사진/쇼박스
 
이 영화는 딸의 생일, 케이크를 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무너진 터널에 갇힌 정수의 표정으로부터 출발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지만, 이내 긍정적인 마인드와 생존 방식으로 좁은 공간 안에서 살아남는 모습을 담는다. 터널 밖에서는 정수를 살리려고 분주히 움직이는 구조대와 전전긍긍 걱정하며 남편이 돌아오길 희망하는 아내의 심리가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인 효과 때문에 인근 터널 공사를 해야한다는 지자체 관계자들과 구조대 간의 갈등, 생명보다 의전을 더 중시하는 무능한 정부도 풍자한다.
 
'터널'은 하정우와 오달수, 배두나의 시너지가 극대화된 작품이다. 자연스럽고 리얼한 연기를 보여온 세 배우가 만났을 때 극적인 감정을 어느 정도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감정 표현이 많은 작품이라 클로즈업 등 인물의 표정을 가까이서 보여주는 장면이 많은데, 세 배우는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다.
 
먼저 하정우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아내의 아침을 챙기는 등 자상하고 인간적인 정수를 그린다. 살기 위해 긍정적인 마음을 먹고 터널 밖으로 나가길 희망한다.
 
하정우는 "정수를 나에게 대입을 해봤다. 힘든 상황이라고 하루 종일 울고만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뭔가 마음을 둘 수 있는 것들을 찾았을 것 같고 삶의 의지가 강할 것 같았다. 그리고 편안하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할 것 같아서 최대한 느슨하고 유연해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남편이 살아돌아길 간절히 바라는 세현을 연기한다. 일부러 화장기를 지우고 최대한 현실적으로 인물을 표현한다. 딱히 눈물을 강요하는 감정 표현을 하지는 않지만, 사실적인 표정 그 자체로 울컥하게 만든다.
 
오달수는 "두나씨는 감독이 ''을 했는데도 그 몰입도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 정도로 인물에 깊게 빠져있었다.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하정우 역시 "라디오 녹음을 끝내고 복도를 걸어나오는 장면에서 정말 모든 걸 잃은 표정을 지었다. 쉬운 표정이 아닌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진짜 연기를 리얼하게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달수는 정의감으로 정수를 꼭 살리고자 하는 구조대장 대경을 연기한다. 수십 여일이 지나 많은 사람들이 정수가 죽었다고 하는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정수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 그간 코믹적인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온 오달수와 분명 다른 지점의 연기다. 특히 전화통만 붙잡고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많은데도 감정의 깊이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하정우와 오달수의 호흡이 유독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오달수는 "하정우와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이상하게 하정우한테 눈길이 간다. 촬영 기간 중에 하정우를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영화를 보니 이심전심이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터널'은 오는 10일 개봉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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