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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 속 부동산 P2P 대출 시장 급성장
P2P 전체 대출 중 부동산 대출이 절반 차지
자금 조달 쉬워 주택 공급과잉 초래한다는 지적도
2016-08-04 06:17:07 2016-08-04 06:17:0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핀테크 서비스의 일환인 P2P대출(peer to peer lending)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부동산 P2P 대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부동산 분야의 경우 일반 투자에 비해 건당 대출금액이 크고 안정성이 높아 중개업체와 투자자 모두 선호하는 데다 은행에 비해 담보 비율이 높아 이를 이용하려는 사업자들도 만족도가 높다. 다만 자금 조달이 쉬워 향후 부동산 공급 과잉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일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협회에 정식 등록된 P2P 중개업체는 총 22개로 대출규모는 1500여억원 정도다. 지난해 400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약 4배 가량 급증한 수치다. 특히 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들까지 감안하면 대출실적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P2P대출은 제도권 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대출형 크라우드 편딩에 해당된다.
 
온라인을 통해 모든 과정이 진행돼 기존 대출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중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자, 창업자, 소호사업자 등의 새로운 자금 조달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중 부동산 P2P대출은 전체 대출 중 절반에 해당되며, 부동산 P2P대출을 취급하는 업체는 상위 10곳 중 4곳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 신용을 주로 취급하는 업체들도 부동산 관련 대출을 다루는 추세다.
 
부동산 전문 P2P대출을 가장 먼저 시작한 테라펀딩은 최근 누적 대출 규모가 약 200억원을 돌파했고, 투게더(150억원)와 루프펀딩(125억원) 등도 설립연도가 다른 업체보다 늦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부동산 P2P대출은 신용대환이나 카드매출 상환 등에 사용되는 개인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당 대출 금액이 크고, 담보설정 등으로 안정성도 높아 중개업체나 투자자 모두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부동산 P2P대출은 아파트, 빌라, 상가, 오피스텔 등의 신축자금을 지원하는 건설자금대출 비중이 높은데 기존 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 기간이 길고 요구조건 등이 덜 까다로워 개발업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아울러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의 경우 시중 은행들이 70% 수준에서 대출을 해주는 것에 비해 P2P대출은 최대 90%까지 한도를 높일 수 있어 2금융권의 높은 금리를 이용하던 대출의 대환이나, 상대적으로 높은 한도를 원하는 사업자들로부터 인기다.
 
다만 중개업체는 투자자금을 안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투자한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대출금 상환이 불가능할 경우 경매절차 등을 통해 원금 회수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부동산 P2P대출이 신규 주택 공급을 유도해 공급과잉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종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아직 국내 부동산 P2P대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높은 전세가격으로 인해 다세대·다가구 주택 공급이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공급과잉을 유발할 수 있다"며 "현재 P2P대출에 대한 대출규모와 대출 유형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는 것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1선도시의 부동산 가격 버블현상의 원인으로 P2P대출을 주목하기도 했다. 중국 P2P대출 플랫폼은 2013년 말 약 800개에서 지난해 말 약 2600개로 증가했으며, 대출 금액 또한 급상승하는 추세다.
 
또한 P2P금융업체 중 60%가 1선도시에서 영업하고 있어 이러한 환경이 부동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부동산대출을 취급하는 P2P 업체를 대대적으로 단속한 바 있다.
 
기존 금융권에 비해 대출조건이 덜 까다롭고 대출금액도 큰 부동산 P2P 대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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