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국가대표2', 아마추어 같은 '전반'과 울림 있는 '후반'
입력 : 2016-07-31 09:58:06 수정 : 2016-07-31 10:16:42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 2009년 스키점프를 소재로 영화화한 '국가대표'는 스포츠영화라는 장르 특성을 넘어서서 85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김용화 감독과 배우 하정우는 이 영화를 통해 이름값을 더욱 높이게 됐다. 그리고 7년이 지나 '국가대표'의 바통을 이어받고자 한 신작 '국가대표2'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소재는 스키점프에서 여자 아이스하키로 바뀌었으며, 수애와 오연서, 하재숙, 김예원, 김슬기, 진지희, 오달수 등의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여성을 중심으로 함과 동시에 오랜만에 나온 스포츠 영화라는 점에서 개봉 전 기대를 모았다. 아쉽게도 영화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영화 '국가대표2' 포스터.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국가대표2'는 캐릭터를 설정하고 스토리를 쌓아나가는 전반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타 국가 선수들과 경합하는 후반전으로 나뉜다. 영화는 '같은 감독이 연출한게 맞나'하는 의문이 들정도로 전·후반 간의 수준 차이가 크다. 선수들이 모이고 훈련하는 과정을 그린 앞 부분은 아마추어에 가깝다. 반대로 대회에 출전한 뒤부터는 세련된 경기장면을 포함해 감정적으로도 강한 울림을 주는 등 강점이 많다.
 
앞부분에서 캐릭터들의 행동에는 개연성이 심하게 부족하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으로 탈북한 지원(수애 분)을 초면부터 과하게 공격하는 박채경(오연서 분)의 행동은 사회 부적응자로 보일 정도다. 적어도 그 정도의 공격성이라면 채경이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설명이 작품 내에는 없다. 그럼에도 후반부에 채경에게 정이 가는 이유는 오연서의 역량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구성되는 과정은 좀더 유치하다. 채경이 쇼트트랙 선수였다가 아이스하키 선수로 파견되는 과정, 결혼정보회사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충격을 받고 아이스하키 선수가 되는 가연(김예원 분), 하키에서 두각을 보이는 중에 갑자기 아이스하키로 종목을 바꾸는 소현(진지희 분), 그야말로 우연히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고영자(하재숙 분), 아이스하키 연맹 직원에서 시간 외 수당 때문에 선수가 되는 조미란(김슬기 분)까지 이들은 도저히 설득되기 힘든 이유로 국가대표가 된다. 술 주정뱅이였다가 갑작스럽게 완벽한 지도자로 변모하는 강대웅(오달수 분) 감독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탈북자 출신으로 핀란드 프로선수가 되길 희망하는 지원만이 그럴 듯한 이유를 갖고 있다. 지원이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은 알겠지만, 다른 캐릭터들을 너무 장치적으로만 활용한 듯하다. 배우들이 험난한 고생을 한 게 스크린을 통해 그대로 전달돼 더 아쉽기만 하다. 
 
캐릭터의 한계가 있다보니 수애를 제외하고는 배우들 대부분이 감정과잉의 느낌을 준다. 배우의 문제라기보다는 이렇게 캐릭터를 설정한 제작진의 잘못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한 배려심이 아쉽다. 김슬기와 김예원 등이 만들어내는 유머는 다소 유치하다. 그럼에도 웃음이 나오는 건 배우 개인기의 힘으로 보인다. 수애와 함께 진지희가 자신만의 톤으로 안정된 연기를 보였다는 점은 한편으로 놀랍다. 
 
이 외에도 소현의 동료였던 하키 선수들이 아이스하키 훈련에 참여하는 과정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되는 과정 등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소한의 디테일을 너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영화 '국가대표2'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그럼에도 이 영화에 미덕이 있는 이유는 후반부로 넘어가는 대회 시퀀스 덕분이다. 경기에 돌입하면서부터 영화는 새로운 색깔을 지니게 되며, 빠르고 세련된 영상을 보여준다. 배우들이 직접한 게 맞나는 의심이 들 정도로 화려하다. 비록 앞부분이 엉성하고 개연성이 떨어졌지만, 이상하게도 캐릭터 하나 하나에 정이 간다. 영화를 보면서 이들이 꼭 승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워낙 훌륭한 경기 장면을 만들어낸 점 때문에 앞부분의 엉성한 서사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동생과 재회하게 된 이지원과 이지혜(박소담 분)가 만들어내는 남북한의 현실과 자매간의 우애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신파의 느낌이 분명히 있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가슴을 먼저 친다. 시종일관 감정을 절제해오며 돋보이지 않았던 지원 역의 수애가 이 부분에서 보인 감정의 진폭은 더 큰 울림을 준다. 로맨스와 어울렸던 수애는 '국가대표2'로 한층 더 성장한 느낌이며, 신예 박소담은 훌륭한 배우임을 증명한다. 
 
전반과 후반의 수준 차이가 명확한 작품이다. 비록 서사에 부족함이 있지만, 화려한 경기 장면은 '국가대표2'만이 가진 장점이다. 후반부 울림은 특히 강렬하다. 언니가 있는 관객은 유독 가족의 애틋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오는 8월10일 개봉하며, 상영시간은 126분이다.   
 
영화 '국가대표' 스틸컷.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플러스(+) 별점 포인트
 
▲ 박진감 넘쳤던 아이스하키 경기 시퀀스  : ★★★★
▲ 감정 분배를 훌륭히 해낸 수애 : ★★★★
▲ 박소담과 수애가 만들어낸 하이라이트 : ★★★★
▲ 의외로 안정감을 보인 진지희 : ★★★
▲ 유치하긴 했으나 웃음은 나오는 김예원과 김슬기의 개인기 : ★★★
▲ 명불허전 조진웅, 혼신의 힘을 다한 배성재 SBS 아나운서 : ★★★
▲ 애잔한 감정을 준 배우들의 고생 : ★★
 
◇마이너스(-) 별점 포인트
 
▲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모집 과정 : ☆☆☆☆
▲ 지나치게 띄엄띄엄 넘어간 서사 : ☆☆☆☆
▲ 배우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했던 캐릭터 설정 : ☆☆☆☆
▲ 작품의 한 축인 채경의 과거사 생략 : ☆☆☆☆
▲ 작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억지 웃음 : ☆☆☆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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