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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사·무역 재협상’ 거듭 천명
2016-07-28 15:00:05 2016-07-28 15:00:05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동맹국들과 맺은 무역 협정과 군사 협정을 전면 재협상하겠다고 천명했다. 향후 세계 무역과 안보 질서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이날 오전 플로리다주 도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것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면서 재협상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현재 체결된 상태거나 앞으로 체결할 자유무역협정(FTA)을 미국 여건에 맞게 재조정하고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었다.
 
이날 트럼프 후보는 “미국이 손해 보고 있는 무역 거래, 우리가 보호하는 국가들의 군사협정을 재협상할 것”이라며 “언론만 제외하고는 미국의 모든 국민이 내 말에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남편 빌 클린턴이 서명했던 NAFTA를 보라”며 “미국의 제조업은 완전히 파괴됐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힐러리가 당선되면 TPP를 추진할 것이고 미국은 NAFTA만큼의 경제적 손실을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의 영향에 FTA에 반대하는 흐름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5월 유고브가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FTA 찬반을 물었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찬성은 31%, 반대는 29%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일조사에선 찬성과 반대가 각각 46%, 30%였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동맹국들과의 군사 협정도 뒤바꿀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후보는 나토 체제를 언급하면서 “동맹국들이 미국을 ‘만만한 국가(Soft touch)’로 보고 있는데 이들은 미국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힐러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동맹국들을 보호하길 원하지만 이는 미국에 막대한, 아주 막대한 적자를 안기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27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연설 중 손가락으로 청중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일부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은 트럼프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전 세계 무역과 안보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스테판 호들리 오클랜드대 정치 박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 안에 TPP가 발효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며 “트럼프의 경우 TPP를 비롯한 FTA 자체에 회의적인 만큼 미국 무역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은 이날 “미 대선 역사상 트럼프만큼 국가 안보에 준비가 미흡한 후보는 없었다”고 악평했다.
 
미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현재 미국 군인들조차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공포가 되살아날까 염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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