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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광복절 특사 희망에 돌발변수 등장
민정수석실 초토화에 이건희 회장 악재마저…CJ·SK·한화 '전전긍긍'
2016-07-25 18:48:47 2016-07-25 19:15:51
이재현 CJ 회장이 지난해 11월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휠체어에 옮겨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이재현 회장의 광복절 특별사면에 희망을 건 CJ가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는 물론 여야 정치권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CJ가 이례적으로 총수의 신체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여론도 동정론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잇단 의혹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혹 등이 터지면서 희망은 불안으로 뒤바뀌었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대법원 재상고를 포기,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광복절 특사 요건을 충족했다. 형량 상당 부분을 건강 문제로 병원에서 보낸 것은 부담이지만, 병세가 심각해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게 이 회장 측의 판단이었다. 유전병 샤르코마리투스(CMT)가 급속히 진행돼 근육이 소실되고 변형된 이 회장의 손과 발 사진도 언론에 배포하면서 동정론을 유도했다. 이어 22일에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3개월의 형집행정지 신청도 받아들여졌다. 경제인 사면에 대한 정치권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특사 결정을 환영했으며 국민의당도 조건부 동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대했지만 전처럼 강경하진 않았다. 정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을 비롯해 김승연 한화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 구체적인 사면 대상 이름까지 오르내렸다. 
 
하지만 우병우 민정수석과 관련한 각종 부정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민정수석은 법무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할 특사 명단을 사전에 조율하는 사실상의 컨트롤타워다. 사실상의 모든 언론이 우 수석을 겨냥,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여론 부담까지 안으며 경제인 사면을 밀어붙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당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이 초토화된 마당에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 없이는 무엇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여기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혹마저 불거지면서 재벌총수에 대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재벌에 대한 국민 악감정은 광복절 특사에 거론되는 기업인으로서는 커다란 악재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도 2014년 말 그룹 안팎에서 성탄절 특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파문에 희망이 좌절된 바 있다. 최 회장은 이듬해  3·1절 특사 명단에서도 제외돼 수감생활을 광복절까지 이어가야 했다.
 
좋지 못한 기억 속에 CJ와 한화, SK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화는 집행유예 상태인 김승연 회장의 복권을 통한 경영일선 복귀를, SK는 형기 90% 이상을 채운 최재원 부회장의 출소를 애타게 희망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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