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16 KBO 리그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두산 베어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가 2위에서 4위를 달리고 있다. 몇 년간 최정상의 구단으로 맹위를 떨쳤던 삼성 라이온즈는 8위, 감독이 화제의 중심이 되는 한화 이글스가 9위, 신생 2년차 구단인 kt wiz가 10위에 처져있다. kt wiz는 KBO 리그에 첫 발을 디딘 지난 해 꼴찌를 기록했는데 올해에도 10위를 벗어나지 못하면 2년 연속 꼴찌의 불명예를 안게 된다. 신생 구단의 한계가 있겠지만 NC 다이노스가 거뒀던 순위와 비교해 보면 kt wiz가 신생 구단이라는 사정이 떳떳한 변명이 되긴 어려울 것 같다.
프로스포츠에서 구단의 성적을 좌우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실력 내지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얼마나 있는지, 선수단을 이끄는 감독 및 코칭 스태프의 역량이 어떤지, 구단의 선수단에 대한 지원이 어느 정도인지, 선수단의 내부 분위기는 좋은지, 선수단의 구단에 대한 신뢰는 어떤지, 외국 용병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떤지 등등. 구단의 순위를 결정하는 데에는 선수단의 구성, 외국 용병의 수준과 같은 정량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선수단의 분위기나 선수들의 구단에 대한 로열티(충성도)와 같은 정성적 요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상현 선수를 내친 kt wiz의 처사는 규정에 부합하고 적정한 것인가?
나는 최근 형법상 공연음란죄 혐의의 행위를 한 소속 김상현 선수를 사실상 강제로 임의탈퇴 처리한 kt wiz의 행태를 보고 문뜩 떠오로는 의문이 바로 kt wiz 선수들이 구단에 대해 갖는 신뢰도는 어느 정도일지, 선수들은 구단에 대해 로열티를 갖고 있을지이다. kt wiz가 10위로 성적이 안 좋은 이유의 하나로서 선수단의 내부 분위기나 선수들이 구단에 대해 갖는 로열티 측면에서 볼 문제는 없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러한 의문을 입증하는 구체적 사실을 직접 목격하거나 알지는 못해 그렇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다만 김상현 선수에 대한 임의탈퇴 조치를 전후한 구단의 모습을 보는 선수들의 생각은 분명 이후 리그 경기력 측면에서는 구단에겐 부담이 될 것으로 본다.
김상현 선수의 행위가 형법상 공연음란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도덕적으로도 비난 받아 마땅한 행위이지만 그 행위에 대한 KBO와 구단 차원의 책임 추궁은 KBO 규약이 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야 한다. 2015 KBO규약에 따르면 선수, 감독, 코치, 구단 임직원 등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총재는 상벌위원회 징계절차를 통해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데, 가정폭력, 성폭력 등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행위에 대해서는 실격처분,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등을 가하도록 하고 있다(제151조).
징계절차를 통해 징계를 내리면 될 일을 임의탈퇴로 처리...선수들의 구단에 대한 생각은 ?
한편 제31조 '임의탈퇴선수' 조항에 따르면, 선수가 참가활동기간 또는 보류기간 중 선수계약의 해제를 소속구단에 신청하고 구단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선수계약이 해제된 경우, 선수가 선수계약의 존속 또는 갱신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인정되어 구단이 선수계약을 해제한 경우, 보류기간이 종료한 경우에 구단의 요청에 의해 총재가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상현 선수의 행위에 대해서는 구단이 임의탈퇴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 kt wiz는 선수도 동의했다고 하지만 임의탈퇴 공시일로부터 1년간은 복귀가 불가능하고 선수계약상 연봉도 지급되지 않은 임의탈퇴를 선수가 선뜻 동의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구단과 KBO 차원에서 징계절차를 통해 비난과 책임의 정도에 맞는 징계를 내리고 예방 교육을 받도록 조치하면 될 일이다. SNS 논란을 일으킨 소속 선수에 대해 KBO와 kt wiz가 지난 해 11월2일 상벌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열고 'KBO 야구규약 제14장 유해행위 제151조 품위손상 행위'를 근거로 2016시즌 50경기 출장정지 및 연봉 동결, 벌금 2000만원 등의 징계를 내렸듯이 말이다.
kt wiz 선수들이 김상현 선수에 대한 구단의 임의탈퇴 처리를 보고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상현 선수에 대한 정당한 처리라고 봤을까, 아니면 구단의 위신을 위해 김상현 선수를 헌신짝처럼 버린 일과 같다고 여길까. 선수들이 후자의 생각을 했다면 구단에 대한 마인드가 어떨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선수들의 구단에 대한 생각이 리그 순위에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장달영 변호사·스포츠산업학 석사 dy6921@daum.net
지난 6월17일 오후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NC다이노스와 kt위즈의 경기.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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