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피플)"뱀장어 완전양식 성공…대량 생산 기술 확보해 세계시장 선점 할 것"
국립수산과학원 연구팀, 세계 2번째 완전양식 기술 확보 쾌거
"2020년 어가에 기술 보급, 값싸게 즐기는 최고 뱀장어 만든다"
2016-07-13 11:00:00 2016-07-13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이 그 어렵다는 실뱀장어(어린 뱀장어) 완전 양식에 성공했다. 엄청난 양의 장어를 소비하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이룬 쾌거다.
 
연구진은 지난 2008년부터 뱀장어 인공 종자 생산 연구를 진행 해 2012년 실뱀장어를 키워냈다. 그때 세상에 태어난 실뱀장어들이 어미 뱀장어로 성장해 얼마 전 2세대 뱀장어 10만여 마리를 생산한 것.
 
세계 실뱀장어 시장은 연간 4조원에 이른다. 앞으로 기술 발전에 따라 막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기에 이번 성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연구진을 이끌어 온 김대중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완전양식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어려웠던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완전양식 기술 개발이 국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 현재 뱀장어 양식은 이러한 실뱀장어를 잡아서 키우는 형태로, 자연 자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남획 및 해양환경 변화 등으로 실뱀장어 어획량 변동이 심해 공급량과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주로 소비하는 종인 극동산 뱀장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의 국제 무역거래 제한 품목으로 등재하려는 국제적 움직임이 있어, 실뱀장어 인공 생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 세계 뱀장어 양식을 위한 종자 소요량은 약 200톤으로, 최대 생산국인 중국은 전 세계 뱀장어 약 80%(16만톤)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대 소비국인 일본이 전 세계 뱀장어 약 70%(14만톤)를 소비한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실뱀장어 입식량 13.2톤 중 59.1%인 7.8톤을 수입하는 등 극심한 종자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향후 실뱀장어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해 현재 국내 수입 물량(실뱀장어 20톤)을 직접 생산하게 되면, 약 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뱀장어 주요 소비국인 중국과 일본 등에 수출해 4조원 규모의 세계 실뱀장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중 국립수산과학원 양식관리과 연구사(박사). 사진/국립수산과학원
 
-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뱀장어 완전양식 기술을 개발에 성공했는데 다른 국가에서는 어떻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나.
 
▲ 유럽연합, 미국 등에서도 뱀장어류 인공종자 생산연구에 열중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일본과 우리나라만 뱀장어 완전양식에 성공했을 뿐, 아직까지 대량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한 국가는 없다.
일본은 뱀장어 연구 36년 만인 2010년에 완전양식에 성공했으며 대량생산 기술개발(실뱀장어 1만마리 생산)을 추진 중이다.
중국과 대만은 1970년대부터 정부 산하 수산연구소에서 인공종자 생산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유럽연합의 경우 유럽산 뱀장어 자원 증강을 위해 'PRO-EEL'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EU 7개 국가, 15개 연구기관이 인공종자생산 연구를 추진래 부화 후 25일까지 사육한 사례가 있다.
 
- 2008년 뱀장어 인공 종자생산 연구를 추진한 이후 8년 만에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는데 기술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 2008년부터 2011년 뱀장어 완전양식 연구팀이 결성되기 전까지는 연구보조원 1명과 둘이서 주말과 명절을 반납하고 고전 분투했던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 후, 2012년 뱀장어 인공종자 생산 단계에 있어서 어려웠던 순간은 여러 뱀장어 유생들 중 어떤 개체가 변태를 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상어알을 기반으로 하는 액상사료로 50mm 이상 키운 뱀장어 유생은 변태를 통해 실뱀장어로 성장하게 되는데 사육조에 있는 유생들 중 어떤 개체가 변태를 하는지 몰라 여러 문헌 등을 조사했지만 참고가 될 만한 자료가 없는 실정이었다. 그러던 차에 모 신문사에서 진행하던 수산과학원 기획연재에 수조 내 유영 중인 뱀장어 유생 기사가 실리게 됐다.
 
그 후, 일본 영사관을 통해 해당 기사가 일본 수산청으로 전달되고 수산총합연구센터 연구자에게까지 전달이 됐다. 2주 후 국내에서 개최됐던 뱀장어 관련 심포지엄에 관련 연구자가 내한해 수산과학원 사육시설을 보고 난 뒤, 수조 내 유생 3마리를 다른 수조에서 관리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이후 뱀장어 유생 3마리 중 2마리가 10일 만에 실뱀장어로 변태하기 시작했고, 나중에 역으로 연구 결과를 추적하면서 증명 실험을 통해 실뱀장어로의 변태 유도 기술에 관한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었다.
 
- 넙치, 조피볼락 등 다른 양식어류와 비교해 뱀장어 양식이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대부분의 양식 대상종은 어떻게 수정란을 생산하고 초기 자어 및 후기 자어시기에 어떤 먹이생물을 먹여야 하는지 혹은 어느 시기에 배합사료를 먹여야 하는지 등 전 생애에 대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그러나 뱀장어의 생활사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아 어려움이 많다. 뱀장어는 우리나라에서 약 3000km 떨어진 태평양의 수심 300m 바다에서 산란해 약 6개월 동안 성장한 후 우리나라 강으로 올라온다. 따라서 어미 뱀장어들의 성숙 과정이나 산란장에서 부화한 자어들이 무엇을 먹고 성장하는 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 외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들이 많아 뱀장어 인공 종자생산 기술 개발에 많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 뱀장어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유명해 여름철 수요가 특히 높은데 양식기술 개발로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 뱀장어 양식은 기본적으로 양식원가가 많이 드는 어종 중 하나다. 종자값이 넙치 등 다른 어종에 비해 최대 50배까지 높고 사료값 또한 다른 어종에 비해 비싸다. 7~10개월 안에 출하를 하기 때문에 28~30℃ 수온에서 사육하다 보니 온도를 맞추기 위한 연료비 또한 부담이 크다.
 
그래서 유가 파동 혹은 어황 변화, 자연재해 등의 간접적인 원인으로 인해 양식원가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당장 일반 국민들의 식탁에 큰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완전양식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종자 대량생산 기술이 확보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 2020년까지 인공 실뱀장어의 대량생산 기술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점은 무엇인가.
 
▲ 실뱀장어 대량생산 기술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첫 번째로 우량 수정란을 안정적으로 필요시기에 필요한 양만큼 생산 가능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뱀장어 어미의 성성숙 유도법을 재검토해야 하며, 뱀장어 자신의 성성숙촉진호르몬으로 성숙유도법을 개발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호르몬 처리 없이 성성숙을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두 번째는 고 성장률의 먹이 생물 혹은 배합사료를 개발하는 일이다. 지금 액상 사료 형태의 배합사료로는 대량생산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료원료를 지속적으로 자연으로부터 공급받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뱀장어의 긴 유생단계에 맞는 적정 배합사료 혹은 먹이 생물들이 개발된다면 생존율과 성장률 향상시켜 실뱀장어로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세 번째는 고생존 및 고성장을 위한 사육시스템 개발이다. 현재 20리터 아크릴수조에 일정수의 자어를 사육 중인데 이런 용량의 수조에서 대량 생산을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보다 큰 사육조에서 안정적으로 인공 실뱀장어 생산이 가능할 수 있도록 사육시스템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
 
- 이번에 개발한 완전양식 기술의 어가 보급 계획은.
 
▲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2020년까지 대량종자 생산 기술을 확립해 지자체 혹은 일반 양식어민들에게 기술을 보급하려고 한다. 또한 실뱀장어 생산원가 저감 및 인공 실뱀장어의 성장률, 생존율 향상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이러한 기술들이 양식 어민들의 종자생산에 적용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세계 두 번째로 뱀장어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한 국립수산과학원 김대중 박사(가운데) 연구팀.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