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이야기)결혼이 곧 무덤인 문어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 양재형 박사
입력 : 2016-07-08 08:00:00 수정 : 2017-01-29 17:00:37
오늘부터 국립수산과학원 물고기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물고기 이야기>의 연재가 시작됩니다. 한 달에 두 번 격주 금요일 연재되는 <물고기 이야기>는 우리나라 동·서·남해안과 내수면에 사는 다양한 수산생물들의 신비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그동안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심해의 미스터리한 물고기부터 매일 식탁에서 만나는 물고기까지 흥미로운 정보와 이야깃거리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편집자]
 
쫄깃한 식감으로 생각만 해도 입맛이 도는 문어는 예전부터 동해 연안 각 가정에서 차례나 제사상, 결혼식 같은 큰 잔치에 빠지면 결례로 생각되던 중요한 수산물이다.
 
우리나라에서 상업적으로 잘 열려진 문어류는 '대문어'와 '참문어' 두 종이다. 대문어는 방언으로 '물문어', '뻘문어', '피문어' 등으로 불리고, 참문어는 '돌문어', '왜문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문어(文魚)는 '글을 아는 생선'이라고 하고, 영어권에서는 옥토푸스(octopus)라고 하는데 이는 8(octo)개의 발(pus)을 의미한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 양재형 박사
대문어는 최대크기 약 3m, 최대중량 50kg이상까지 자라는 대형 종으로 우리나라 동해·일본·알래스카·북태평양에 서식한다. 참문어는 최대크기 약 130cm, 최대중량 3.5kg까지 자라는 종으로 우리나라 전 연안(동해에서는 드물다), 전 세계의 온대, 열대해역에 서식한다.
 
두 종류의 문어 모두 몸통은 타원형이지만 대문어는 외피가 유연하고참문어는 근육질이 다르다. 대문어와 참문어는 작은 새끼일 때 일반인이 구분하기가 힘들다.
 
문어는 체색이 순간적으로 변화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색을 만들어 '바다의 카멜레온'으로 불리기도 한다. 피부에 분포돼 있는 3가지 색소포를 조합해 6가지 몸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문어는 눈과 뇌가 매우 발달해 색상과 물체의 크기 등을 구분할 수 있고, 물체를 식별하거나 맛도 감지한다. 또 여러 실험을 통해 경험, 시행착오 등을 겪으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똑똑한 동물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문어가 밀폐용기에서 자신의 팔을 이용해 탈출에 성공하는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탈출의 달인'으로도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문어는 교접 할때 수컷과 암컷이 서로 몸을 밀착시키거나 얽히지 않고 서로 거리를 둔 상태로 수컷이 교접완(오른쪽 3번째 팔)을 암컷의 체내에 삽입해 정협(정자가 들어있는 가늘고 긴 통)을 넣어준다. 수컷은  아타깝게도 교접 후 깊은 곳으로 이동해 먹이를 섭취하지 않고 생을 마감한다. 암컷 문어는 알을 체내에서 수정시키며, 몸에 품고 얕은 연안으로 이동해 암초지대의 바위구멍이나 동굴에 들어가 낳는다.
 
알은 보통 200~300개를 낳고 천정에 10cm 정도의 난괴를 붙이고 부화되기까지 지극한 모성애로 알을 지키며 신선한 산소를 공급한다. 알을 지키고 있는 동안 먹이를 섭취하지 않은 암컷 문어 역시 알이 부화하기 시작하면 생을 마감한다. 문어의 삶에서는 결혼식이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제철인 문어는 경상북도 포항에 위치한 죽도시장에서 가장 많이 위판된다. 새벽에 열리는 위판장에서는 '짝다리'라는 재미난 글귀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문어의 다리 8개 중 길이가 짧은 다리가 있는 것을 녀석을 말한다. '짝다리' 문어는 가격이 다소 저렴한 편이다.
 
문어를 이용한 대표 건강음식으로는 '건곰'이 있다. 문어와 명태·홍합·파를 넣고 끊인 것인데 노인이나 환자의 보양식으로 그만이다.
 
문어는 지질, 당질의 양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다. 타우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고,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 피로회복에도 좋다. 특히 동해안 다이버들은 문어 삶은 물이 숙취해소에 좋다고 해 음용하기도 한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승근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