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금융결제원이 생체인증 정보 호환 방식을 놓고 핀테크 업체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금결원이 고객 개인에게 부여된 핀넘버에 각종 생체정보를 연결시키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핀테크 업체는 생체인증 방식이 지닌 장점이 사라지고 보안 수준도 낮아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최근 바이오인증 핀테크 업체들과 기술표준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지문이든 홍채든 모든 생체 정보를 하나의 핀번호에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가령 한 고객이 A은행에 가서 정맥 정보를 등록하면, 금결원 서버에 그 정맥 정보가 입력되고 고유의 핀넘버가 생성된다. 이 고객이 이번엔 B은행을 방문해 홍채 정보를 이용해서 거래를 하면 그 홍체 정보는 전에 생성된 핀넘버를 고스란히 이어받는다.
하나의 핀넘버에 정맥, 홍채, 지문, 얼굴 등 신체 부위를 막론하고 각종 생체정보가 줄줄이 링크되는 셈이다. 이 경우 생체인증 핀넘버 하나만 기억하고 있으면 지문인증을 하는 A은행, 홍체인식을 적용한 B은행 등 어디 은행에 가든 한 번의 생체 정보 등록 만으로 자유롭게 생체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5월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월드 IT 쇼 2015’ KT 부스에서 관람객이 홍체인식 결제시스템으로
결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핀테크 업체들은 금결원이 제시한 방안이 보안성에 취약점이 있다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각종 생체정보를 하나의 핀넘버에 묶어 놓으면 생체정보 시스템 중 하나만 뚫려도 모든 정보가 이어져 있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보안이 취약해지기 때문에 생체인증 방식이 지닌 장점이 사라진 다는 것이다. 각 생체인증 기술마다 구축 비용이 다르고 보안 능력도 제각각인데, 금결원 방식이 채택되면 고비용· 고보안 기술보다는 저비용·저보안 생체인증 방식의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최근 금결원이 제안한 기술표준 방안 대로라면 어차피 하나의 핀넘버에 각종 생체정보가 달라붙으니, 각각의 생체인식 정보가 지닌 장점이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최근 회의에서도 금결원 아이디어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결원과 핀테크 업체 23여곳은 지난 1월 협의체를 구성하고 고객이 생체인식과 관련한 금융채널을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도록 수시로 모여 협의하고 있다. 금결원은 지난 6월 모 업체에 분산관리 시스템 개발 외주를 맡겼다. 금결원은 한두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작업이 끝나면 오는 8월쯤 시스템 구축 단계로 접어들고 12월 정도면 생체인증 분산관리 서비스를 오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결원 관계자는 "은행에서 다양한 생체인증 정보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금융고객이 금융 채널을 불편 없이 사용하려면 어떤 업무 처리절차가 있어야 하는지 지속해서 논의하는 중이며 아직까지 확정된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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