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생체인증 표준안 마련 '난항'…이해관계 엇갈려
인증업체, 호환 기술에 회의적…"시스템 구축 늦어질 수도"
2016-03-08 15:13:03 2016-03-08 15:13:03
은행권에서 생체정보를 활용한 인증 기술이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은행 간 생체인증 호환을 가능하게 하는 표준안 구축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바이오 인증 기술을 지닌 업체들과 금융결제원, 각 은행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생체인증 정보 보관에 따르는 분담금을 어떻게 분배할지도 정해지지 않아 표준화 시스템이 예정보다 늦게 구축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과 시중은행은 한 달에 1~2회 하던 생체인증 표준화 논의를 매주 한번씩 한달에 4회로 늘리기로 했다.
 
은행과 은행, 바이오 인증 업체와 금융결제원 간의 의견차로 논의가 진전되지 않자, 만나는 횟수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 주관으로 열린 '금융분야 바이오인증 활성화 전략 세미
나'에서 한 바이오인식업체 관계자가 홍채인식 금융 보안 및 결제 서비스 기술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
뉴시스
 
당초 금결원은 은행의 동의와 참여를 바탕으로 1~2월 안에 생체인증 표준화 시스템 사업을 확정하고 3~4월에 시스템 구축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관련 사업계획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논의가 지연되는 이유는 바이오 인증 기술을 지닌 업체들이 정보 호환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표준안을 마련하려면 일부 바이오 업체는 기술을 수정해야 하는데, 업체들은 그게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분담금과 관련한 논의도 미진한 상황이다. '바이오정보 분산관리 기술표준안'대로 금결원이 생체 정보의 절반을, 은행이 나머지 절반을 보유하면 관리 비용이 발생하는 데, 그 비용을 누가 얼마나 낼지 확정되지 않았다.
 
은행 간에도 각기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부 은행은 금결원에 서둘러서 표준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다른 은행들은 금결원이 너무 사업을 벌여놨다며 사업 자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들로 생체인증 표준안 마련이 늦어지면서 홍채나 정맥, 지문 등을 이용한 은행거래가 불편을 초래해 과거 2003년 지문인식 도입 실패와 같은 사례를 답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핀테크부 관계자는 "표준안을 마련하려면 기존 플레이어들과의 이해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데 그게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생체정보를 공인인증서처럼 사용할 수 있어야 생체인식 서비스가 활성화 될텐데, 업권별로 주장이 달라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결원 관계자는 "지문과 정맥, 홍채 등 바이오 업체들과 호환 방안 찾아보려고 협의하는 중"이라며 "4분기 안에 시스템 구축을 마친다는 애초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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