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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비리’ 고재호 전 사장, 피의자 신분 출석(종합)
5조원대 회계사기 지시 혐의…검찰, 수사착수 26일 만에 소환
2016-07-04 11:15:14 2016-07-04 11:18:34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5조원대 회계사기 사건 핵심 인물인 고재호(61)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검찰 부패범죄 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검찰이 지난달 대규모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에 본격 착수한지 26일 만이다.
 
고 전 사장은 4일 오전 913분쯤 특별수사단 조사실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별관 앞에 도착해 "회계사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회사의 엄중한 상황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회계사기로 조작한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지시한 바 없다"고 말했고, "경영성과를 잘 받기 위해 무리한 것 아니냐", “거액의 사기대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고 전 사장 재임기간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대우조선 경영진은 순자산 기준으로 54000억원가량의 회계사기를 저질렀다. 또 회계사기 장부를 바탕으로 수십조원이 넘는 사기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규모·조직적으로 이뤄진 대우조선 회계사기 사건의 정점에 고 전 사장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고 전 사상 재임시절 재무총괄담당을 지낸 김모(61·구속) 전 부사장 등을 조사하면서 재무회계 담당 직원 대부분이 성과급이나 목표 실적을 맞추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대규모 회계사기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우조선 재무회계담당자들은 예정원가를 임의로 조작하고 이를 통해 직접 대출액과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 전 사장은 김 전 부사장 등과 함께 이러한 회계사기를 지시하거나 은폐한 혐의(특정경제범죄법 배임)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부사장은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특별수사단은 고 전 사장을 상대로 대규모 회계사기를 저지른 경위와 이를 적극적으로 지시하거나 묵인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대우조선 수사의 또 다른 갈래인 남상태(66) 전 사장을 지난달 29일 배임수재·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남 전 사장은 대학동창인 측근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배당금 등으로 20억원 이상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고 전 사장에 대한 조사를 이날 늦게나 내일 새벽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혐의가 확정될 경우 곧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재임시절 3년 동안 5조원대 회계사기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이 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 소환됐다. 사진/뉴스1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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