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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호 코넥스협회장 "코넥스 출신 애플·테슬라 탄생을 꿈꾼다"
"선진국 수준의 코넥스가 되기 위한 노력 절실해"
2016-06-30 12:00:00 2016-06-30 12:0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2년이 금방 지나갔다고 했다. 지난 2014년 7월 제2대 코넥스협회장으로 오면서 걸었던 캐치프레이즈('존립 목적과 목표가 명확한 코넥스협회')를 풀어내느라 쉼 없이 달려온 터여서다. 협회의 정체성이 뚜렷해야 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논리다. 그동안 시장도 급성장했다. 전체 코넥스기업의 시가총액은 출범 3년 만에 11배 넘게 증가했고 상장기업수는 6배 늘었다. 2013년 7월1일 코넥스 시장 개장 당시 4689억원에 불과했던 시총은 5조1722억원으로 성장했고, 21개밖에 되지 않던 기업수는 124개가 됐다.
 
30일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경영환경이 바뀌고 시장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실력 있는 전문투자자가 이전에 없던 아이디어에 승부를 거는 모험자본에 투자함으로써 혁신적인 기업의 탄생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넥스시장이 실패로 끝나면 시장에 희망은 사라집니다. 작은 시도와 모험투자로 기업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제2의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가 나오는 겁니다. 그러려면 코넥스시장도 영국 에임(AIM) 수준의 제고 노력이 절실합니다."
 
영국 에임과 중국의 차이넥스트(ChiNext), 미국의 나스닥시장은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혁신기업 주식시장이다. 이들은 유연한 상장 조건을 갖추고 있어 해외기업 상장을 주도하며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코넥스시장이 매년 100% 성장을 거듭하며 제3 주식시장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의 욕심에 여전히 못 미치는 이유다.
 
무엇보다 부족한 거래량이 합리적인 시장가격을 형성하기에 미흡하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거래 부진이라는 약점을 극복해야 시장의 온전한 기능이 다할 것이란 까닭에서다.
 
"기업이 자금조달을 하려면 얼마에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고 가격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일거래 0주 또는 1주인 종목이 80%나 됩니다. 거래형성률은 50%지만 10주 미만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거래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가격을 믿을 수 있을까요. 결국은 제도의 문제인데 대주주 지분의 일부를 공모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해줘야 주식이 분산이 된다고 봅니다. 구주를 매각하든, 신주를 공모하든 10억원 미만의 이벤트를 만들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얘깁니다."
 
기본예탁금의 추가 완화도 요구된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지난해 코넥스 거래를 위한 기본예탁금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춰줬지만 3000만원 정도로 대폭 인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넥스 기업은 위험하다'라는 전제하에 개인 투자를 금한 것인데 여기에는 오류가 있다고 봅니다. 코넥스 기업에는 한국의 미래가 있어요. 상당히 중추적인 역할이 가능한 시장이죠. 코넥스가 실패하지 않고 발전해야 국민경제도 느는 거니까요. '예탁금이 필요하다', '위험 사인' 정도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회장은 코넥스기업에 의무공시도 부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코넥스기업은 분·반기 보고서 제출의무가 없다. 1년에 한 번 사업보고서만 낸다. 벤처기업이 많은 코넥스 특성상 공시의무는 큰 짐이 될 것으로 본 금융당국의 배려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투자를 하려면 기업에 접근할 자료가 필요한데 그게 없어 회사를 분석할 수가 없어요. 상상력을 발휘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1년에 한 차례 사업보고서를 내지만 기업 사이즈가 작은 코넥스 특성상 1년 뒤 망할지 흥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미 5조원대의 가치를 받고 있는 코넥스기업들이 적당한 가격과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으려면 길게 보고 공시를 하도록 풀어줘야 합니다."
 
공시 간소화로 불거진 해프닝도 있었다. 내년 코스닥 상장을 앞둔 한 코넥스 상장기업이 올 초 주가조작 혐의에 휘말렸고 코넥스협회 차원에서는 자정 결의대회까지 열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주가조작 혐의는 없는 것으로 나왔다. 회사 측은 "회사 직원의 먼 친척이 주식을 샀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에서 조사에 나섰고 연관성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한다. 김 회장도 만약 해명공시라도 낼 수 있었다면 시시비비를 가릴 사안도 아닌 내용을 언론에서까지 다룰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금융당국이 최소요건을 완화해주는 등 배려해주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될지 잘 모르는 시장을 처음 연 만큼 지혜 모아 고쳐나가며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가 상당히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지원하는 만큼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4년차에 접어드는 협회의 궁극적 목표도 제시했다.
 
"코넥스에서 시총 10등 이내 기업이 탄생해주길 바랍니다. 미국의 애플과 테슬라, 아마존처럼 나라 경제를 이끄는 대들보가 필요한 때입니다. 꼭 코넥스가 아니더라도 10년, 20년된 성장기업이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구조가 되면 시장엔 활력이 돌 겁니다. 도전과 보상이 있는 코넥스가 되기 위해 체질개선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경영환경이 바뀌고 시장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코넥스협회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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