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2.7선' 대 '1.9선'. 20대 국회 전반기와 19대 국회 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평균 선수다. 당 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여야 지도부와 유승민·김부겸 의원 등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히는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몰렸다는 평가가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 체급 상승한 기재위가 29일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첫 업무보고를 받았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조선·해운업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 브렉시트 등 대내·외 경제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가운데 열린 회의인 만큼 어떤 진단과 대책을 논의할지 관심이 높았다.
19대 국회 기재위와 비교하면 한층 차분해진 분위기였다. 일단 기재위 파행의 원인이었던 안홍철 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문제를 털어냈고, 박근혜 정부 실세로 야당의 집중 견제 대상이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교체되면서 자칫 정쟁으로 흐를 요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여야 의원들은 당면한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저마다의 의견을 제시하며 정부의 대책을 꼼꼼히 따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책상은 유난히 깨끗했는데 어떠한 사전 준비자료도 없이 7분의 주어진 질의 시간을 '무원고'로 채웠다.
국회 부의장인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도 "부실지원의 책임이 있는 국책은행이 구조조정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느냐?"며 '느슨한 중진'보다는 '날카로운 기재위원'의 면모를 보였다.
야당은 청와대 서별관회의 같은 휘발성 강한 이슈보다는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질의와 비판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20대 국회가 여소야대가 됐고,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중요한 국회의장직과 예결위원장직을 야당이 가져가면서 경제정책에 대한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의 긴장감도 전보다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기재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한 국회 관계자는 "대선이 다가오면서 '경제'로 또 관심이 쏠릴 텐데 기재위에 차기 대선 주자만 몇 명이냐?"며 "미리 보는 대선 토론회 같기도 하다"고 촌평했다. 실제로 야당은 수권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인다는 목표로 원 구성 협상 때부터 기재위와 정무위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경제 관련 입법의 주도권과 함께 더 큰 책임을 안게 된 야당이지만 "벌써 정부를 압박하느라 예산안 부결 이야기도 나오는데 위험한 얘기다. 예산안이 부결되면 처음부터 다시 하자는 건데 절대 불가능하고, 야당이 반대하느라 준예산이라도 편성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1년 6개월짜리 미리 보는 대선 토론회의 결과가 사뭇 궁금해진다.
한고은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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