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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잉곳·웨이퍼는 여전히 '실적난'
2016-06-27 17:24:50 2016-06-27 17:24:50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태양광 산업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잉곳·웨이퍼 기업들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시스템(태양광 발전소)' 등 크게 5단계로 구분되는데, 폴리실리콘과 셀 사이에 끼어있는 잉곳·웨이퍼 생산 국내기업들은 가격하락으로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2분기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잉곳·웨이퍼 생산능력 1위였지만 2014년 8월 법정관리에 돌입한 넥솔론(110570)은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본입찰에 단 한 곳의 기업도 참여하지 않아 법원은 조만간 재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1분기에도 13억원의 적자가 났다. 웨이퍼 가격은 2010년 4분기에 피스당 3.924달러(모노 기준)였으나 미국과 중국의 반덤핑 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 등으로 점차 하락해 2014년 1.21달러, 지난해 1달러, 올 1분기 0.890달러까지 낮아졌다.
 
태양광 산업 가치사슬. 사진/넥솔론
 
웅진에너지(103130)도 1분기 94억원의 적자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웅진에너지는 최근 웨이퍼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지난해 12월 웨이퍼 장비를 추가 매입하는 등 잉곳에서 웨이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며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잉곳 매출 비중은 2014년 87.2%에서 지난해 76.1%, 올 1분기 60.5%로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웨이퍼의 매출 비중은 10.6%에서 34.2%로 높아졌다. 1분기 웨이퍼 가동률은 71% 수준이다. 
 
SKC(011790)솔믹스의 웨이퍼 사업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파인세라믹 부문 흑자로 1분기 19억원의 흑자를 거뒀으나, 매출의 30.7%를 차지하는 태양광 부문에서는 22억원의 적자를 냈다. OCI스페셜티는 조만간 웨이퍼 사업을 접고 OEM으로 슬라이싱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OCI스페셜티 측은 "웨이퍼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부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반등했지만 잉곳·웨이퍼 가격은 중국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발전소는 대규모의 자본이 필요함에 따라 대기업이 주로 진출하고 있지만, 잉곳·웨이퍼의 경우 중견기업 위주로 시장이 구성돼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태양광 수요 예상치는 68GW이며, 웨이퍼 생산용량은 75GW로 추정된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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