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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연공주의 권위 허문다…직급 단순화에 호칭도 ‘님’으로
내년 3월부터 개편안 시행…창의성이 핵심, 반바지도 OK
2016-06-27 14:00:00 2016-06-27 14:24:23
삼성 서초사옥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삼성전자(005930) 기존 7단계의 직급 단계를 4단계로 단순화하고 임직원간 공통 호칭을 ‘님’으로 한다. 또 순차보고가 아닌 동시보고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유도한다. 권위의 벽을 허물고 창의적,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방점이 찍혔다. 여름에는 반바지 착용도 허용한다. 파격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인사제도 개편방안’을 내년 3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편방안은 지난 3월 열린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의 후속 방안이다. 직급체계의 단순화와 수평적 호칭이 골자다.
 
직급체계는 기존 7단계(사원1~3·대리·과장·차장·부장)에서 경력개발 단계(Carrer Level)에 따라 4단계(CL1~CL4)로 단순화된다. 직급별로 최소 체류연한이 있었던 기존과 달리 역량과 성과가 검증된 인원은 연차에 관계없이 파격적으로 승격시킨다. 호칭도 ‘김 대리’, ‘이 과장’ 등으로 부르던 기존 문화에서 공통 호칭인 ‘님’으로 바뀐다. 부서별로 ‘프로’, ‘선·후배님’, '영어이름'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도 있다. 단, 팀장·그룹장·파트장·임원은 직책으로 부른다. 
 
또 삼성전자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존에 추진하던 회의 및 보고 개선, 불필요한 잔업 근절, 계획형 휴가 등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 회의는 필요한 인원만 참석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며, 도출한 결론은 준수 대상이다. 회의 시간도 1시간 내외로 줄인다.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직급을 순차적으로 거쳤던 기존의 보고 방식을 ‘동시보고’로 전환한다. 차장이 부장에게, 부장이 상무에게, 상무가 전무에게 각각 보고하던 것을 차장이 부장·상무·전무에게 동시에 보고함으로써 내용을 빨리 공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유도한다.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이나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 근절 등도 지속적으로 독려한다. 또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수립해 여름 및 겨울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해 재충전할 수 있도록 하며 올 여름부터는 반바지 착용도 허용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창의적·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기존 연공주의 중심 인사제도를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역할 중심의 인사 체계로 개편한다”며 “새 인사제도는 내년 3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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