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낮추면서 시중 은행들이 기준금리에 변동되는 예·적금 상품의 수신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사상 최저수준인 예·적금 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1%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적금 이자소득으로 생활비를 꾸려야 하는 은퇴자들의 고민은 더 커지게 됐다. 예금금리가 연 1.3%라고 가정했을 때 1억원을 예금해서 얻을 수 있는 연 이자소득은 109만9980원(이자소득세 15.4% 제외)이다. 월 기준 9만1655원으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예금자들이 실제로 손에 쥐게 되는 이자소득은 많지 않다.
은행 이자 외의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 노년층은 당장 금리인하에 따른 피혜가 예상된다. 현금 2억원을 가진 노부부에게 연 1.5% 정기예금으로 돌아오는 예금이자는 253만8000원이다. 월 21만1500원 수준으로 생활비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 이 와중에 생필품을 비롯해 생활비가 오르면 곧장 노후 불안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조언은 천차만별이다. 과감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부터 정기예금보다 살짝 높은 수익을 노려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정답 없이 각자 알아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재테크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산으로 꼽히는 예적금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주식과 부동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가 오를 일이 없는 만큼 펀드 등 투자 성격의 상품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눈 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의 플러스 알파 성격의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공모주펀드, 롱쇼트펀드, 배당주 등 다소 공격적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1년 만기 기준 연이율 1.5%로 기업은행 정기예금보다 0.1~0.2%포인트 높은 금리를 주는 중소기업금융채권을 추천한다"면서 "펀드처럼 위험성이 큰 상품에 비하면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국민의 재산 증식을 위해 도입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여러 상품을 담아 돈을 굴릴 수 있고, 예·적금만 드는 경우에도 세금을 아낄 수 있다. ISA에 들어가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일반 은행보다 0.4%포인트 정도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금리인하에 따른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현상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에서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본격화되면 이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경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초저금리 상태가 20년 이상 계속된 일본은 물론 이제 6년이 넘은 EU와 미국 등에서는 이미 금융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으며 금융기관들도 예치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대로 부동산 같은 자산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에 접어든 유럽국가들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관측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국가에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다. 미국 통계국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비율은 오는 2050년 35.9%에 달해 일본(40.1%)에 이어 세계 2위의 초고령화 국가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노후 자금이다. 목돈만 넣어두면 10% 넘는 은행이자가 꼬박꼬박 나왔던 얘기는 정말로 드라마 속 이야기가 됐다. 이에 따라 은퇴를 준비하는 베이비붐 세대들은 은행의 돈을 부동산으로 옮기고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아파트 대신, 상가 같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가 집중된다는 점이다. 실질금리 0%대의 은행 이자대신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문제는 은행처럼 고정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기대했던 수익에 미치지 못하거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인 채로 투자금을 까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 수요가 있는 단지 내 상가라고 분양을 받았지만 실제 입주세대가 적어 임차인이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분양을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다. 분양 전에 임차인을 유치할 수 있게 해주거나, 시행사 자체에서 월세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전략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베이비붐 세대들의 노후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6개 기관과 합동으로 개최한 '제2회 베이비부머 은퇴설계 콘서트'에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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