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한국은행 발권력 동원을 골자로 한 정부의 부실기업 구조조정 대책에 정치권이 방법론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자금 지원 문제에 대해) 20대 국회에서 청문회를 할 수밖에 없다. 진상을 제대로 밝히지 않으면 국회 차원에서 밝혀야겠다"며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청문회 개최를 시사했다.
이는 홍기택 전 KDB 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최근 언론을 통해 지난해 이뤄진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측의 압박이 있었고,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자금 지원(4조2000억원 규모)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발언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홍 전 회장의 말의 사실이라면 결국 조선산업 부실과 수많은 실직, 엄청난 재원을 풀어야 하는 구조적 부실이 이 서별관 회의에서 결정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회의 참석자로 알려진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에 대해 해명도 촉구했다.
국민의당도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응을 주장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금속노조 등 노동계가 주관한 구조조정 토론회에서 "정부의 구조조정 대책이 부실을 야기한 정부 관계자의 책임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책임자 문책론에 힘을 보탰다.
같은 당 이상돈 의원은 "(홍기택 전 회장의 발언은) 청문회감"이라며 "사실 여부를 떠나 한심한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홍 전 회장의 발언은 한 개인의 주장'이라고 의미를 축소시키는 청와대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정부 정책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수준의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새누리당은 한국은행법 개정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국회를 우회하는 정부의 재원 마련 대책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새누리당은 이날도 정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날 발표된 구조조정 대책을 논의했으나 재원 마련 수단의 적정함보다는 '선박 일감늘리기 등 공공부문의 고용지원 대책' 논의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 출신의 한 여당 의원은 통화에서 "홍 전 회장이 원래 최경환 부총리 쪽과 가까웠던 인물인데 그 의도를 모르겠다"면서도 "워낙 사안이 커서 상임위가 열리면 야당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건 당연하고, 현안 보고든 청문회든 한번 짚고 넘어가야하지 않겠느냐"며 국회 차원의 논의가 불가피함을 인정했다.
새누리당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부실기업 구조조정 관련 당정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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