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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모로우)폭염에 취약한 노인들, 겨울보다 여름이 더 위험
폭염 사망 64%가 노인…땀 많은 날엔 염분과 미네랄 보충해야
2016-06-08 13:13:58 2016-06-08 13:13:58
이른 여름으로 연일 섭씨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지역으로 온도변화에 민감한 어린이와 노약자 등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갑작스럽게 온도가 오르는 오후에는 격렬한 운동을 자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며 일사병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보건당국은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폭염특보 등 기상 예보 등을 고려해 실외 활동을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건당국은 폭염이 집중되는 오후 12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는 사이에는 되도록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실외에서 작업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령자와 독거노인, 어린이, 야외근로자, 만성질환자(고혈압, 심장병, 당뇨, 투석 등)는 폭염에 더욱 취약할 수 있어, 온열질환자 발생이 의심되면 즉시 119로 연락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한낮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는 통풍이 잘 되도록 환기시키는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노인 심장질환, 겨울보다 여름에 가능성 높아
 
폭염의 위험성은 최근 들어 무더위가 가장 심했던 1994년의 기록에서 잘 드러난다. 그해 여름 서울의 최고기온은 38.4도에 이를 정도였으며, 하루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도 14일이나 됐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당시에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노인들에게서 뇌졸중(중풍), 협심증 등 심장·혈관질환과 함께 열사병이 크게 늘었다. 94년 폭염 기간에 평소에 견줘 서울의 전체 사망자 수 증가율은 72.9%였지만 65살 이상에서는 104%에 이르기도 했다.
 
무더위와 심장질환·사망률 사이의 관련성은 다른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열대야와 무더위가 심장질환의 위험 요소가 되고 실제 기온이 32도 이상이면 뇌졸중은 66%, 협심증 등 관상동맥질환은 20% 가량 늘어난다는 보고서가 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폭염 경보가 발령되면 노인들은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는 외출 등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며 “부득이하게 외출하게 되면 가벼운 옷차림에 챙이 넓은 모자와 마실 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폭염 경보 등이 내리면 냉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는 곳에 사는 노인들은 시·군·구청이 알려주는 읍·면·동사무소, 복지관, 경로당과 같은 ‘무더위 쉼터’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폭염시 건강보호 9대 수칙
 
먼저 식사는 가볍게 하고 충분한 양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뜨거운 음식과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물을 섭취해야 한다. 운동을 할 경우 매시간 2∼4잔의 시원한 물을 섭취하고, 수분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질병을 가진 경우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운동을 했을 때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염분과 미네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특히 스포츠 음료는 땀으로 소실된 염분과 미네랄 보충이 가능하다. 염분섭취를 제한해야하는 질병을 가진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입는 것도 체온유지에 중요하다. 가볍고 밝은 색의 조이지 않는 헐렁한 옷을 가급적 입는 것이 좋다. 
 
특히 전문가들은 무더운 날씨에는 야외활동을 삼가고 햇볕을 차단해야 하는데 가급적 야외활동 피하며, 서늘한 아침이나 저녁시간을 활용하기를 권한다. 야외 활동 중에는 자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창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착용하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은 필수다. 
 
가급적 실내에서 활동하며 냉방기기를 적절히 사용해 실내온도를 적정수준(26∼28℃)으로 유지해야 한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가급적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활동의 강도를 조절하는 것도 여름철 주의사항이다. 우리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신체활동을 제한하고, 적응 시간을 확보하며 스스로 몸의 이상증상을 느낄 경우 즉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시에는 노인, 영유아, 고도 비만자, 야외 근로자, 만성질환자(고혈압, 심장질환, 우울증 등)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변에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이 계신 경우 이웃과 친인척이 하루에 한번이상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간혹 복사열에 달아오른 자동차안에 어린이나 동물을 혼자 두어 참사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창문을 일부 열어두더라도 차안의 온도는 급격히 상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위 쉼터', '폭염경보' 문자 발령
 
질병관리본부는 폭염이 집중되는 12~17시 사이에는 되도록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특히 고령자와 독거노인, 어린이, 야외근로자, 만성질환자(고혈압, 심장병, 당뇨, 투석 등)는 폭염에 더욱 취약할 수 있으므로 온열질환자 발생이 의심되면 즉시 1339나 119로 연락하여 응급처치를 받도록 당부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난 6월 말까지 폭염경보 발령상황을 신속하게 전파하기 위해 재난문자시스템에 노인돌보미 정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또 시·군·구별로 ‘무더위 쉼터’도 운영 중에 있다. 노인돌보미들을 대상으로 노인들의 여름철 건강관리법과 응급처치요령 등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복지사나 노인돌보미가 아니어도 작은 관심만으로 폭염 속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바로 지난 1월 보건복지부가 시작한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이다. 1:1로 안부 확인 전화를 하는 ‘사랑잇는 전화’, 그리고 자원봉사자가 직접 방문해 보살펴 드리는 ‘마음잇는 봉사’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현재 32개 기관 2만2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폭염에 방치될 노숙인들의 건강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5월 보건복지부, 경찰청, 소방방재청 등으로 ‘노숙인제도개선TF’를 구성하고 ‘노숙인 현장대응반'을 운영 중이다. 오는 9월까지 활동하는 ‘노숙인 현장대응반’은 역사 주변, 공원, 교각 등지에서 상담활동과 긴급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1도를 넘는 등 초여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2일 오후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서울 여의도공원 앞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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