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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증권산업)증권사 실적부진, 향후 전망 ‘불투명’
주요 증권사 1분기 이익 감소…반등 이끌 호재 없어
2016-05-30 06:00:00 2016-05-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주요 증권사의 1분기 실적은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과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개선의 호재가 없어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는 1110억에서 534억원으로 51.9%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833억원에서 464억원(-44.3%), 현대증권은 867억원에서 493억원(-43.1%), 미래에셋증권은 692억원에서 400억원(-41.3%)으로 40%가 넘는 실적감소세를 보였다. 그 외 대신증권(-30.9%), NH투자증권(-24.0%), 메리츠종금증권(-22.6%), 키움증권(-14.0%)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심지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ELS 발행잔고를 1억9000억원으로 확대했다가 자체 헤지 관리에 실패해 대규모 손실을 전환됐다. 이로 인해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3월 ELS 담당 본부장과 임원을 교체했으며, 비상경영에 착수했다. 여승주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이번 실적에 대해 주주와 고객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전 임직원이 하나가 되허 이번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실적결과를 보면 ELS 발행잔액 규모가 크고 자체 해지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다만, 시장의 우려보다는 ELS의 손실규모가 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증시가 활황세를 보였던 게 이례적인 현상”이라면서 “최근 몇 년간 증권 업황은 좋지 않았고 현재 거래규모도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소형사에 비해 대형사의 실적 감소 폭이 대체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ELS 손실이 결정적이지만, 그 외에 지점 규모가 큰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리테일 영업주진으로도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에 대해 불투명하다고 예상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실적부진이 이번 분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 등 국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도 증권가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이번 실적결과를 긍정적으로 본다면 이익규모가 감소했을 뿐, 이익 자체는 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구조조정 이슈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권사의 실적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황 실장은 “국내 증시가 1900~2000선의 박스권을 계속 유지하면서 거래규모가 줄고 있는 것도 악재”라면서 “NCR 규정이 변경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환경이 악화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도 “지난해와 같은 거래대금 급증은 쉽지 않은 환경이며, 증권업 지수는 작년 고점 대비 38%p 하락했다”며 “증권업은 이제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할 시기”라고 언급했다. 
 
지난해에 비해 ELS 발행규모가 축소되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ELS가 1분기 실적부진의 요인으로 꼽히지만 현재와 같은 정체된 거래규모 속에서 ‘중위험 중수익’으로 대표되는 ELS의 매력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1~4월 ELS 발행규모는 12조87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조2253억원의 40% 수준에 그쳤다. ELS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홍콩 증시의 부진으로 ELS 발행규모는 현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증권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큰 변수가 되지 않으면서 증권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이나 보험 업권에 비해 뛰어난 자산운용능력을 내세워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시행 후 10주차가 지난 현재 증권의 가입금액은 5334억원에 그쳐 1조1314억원을 기록한 은행의 실적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초반의 높은 관심도에 비해 ISA에 대한 관심 자체가 현저하게 감소하면서 실적도 부진하다”며 “은행과의 ISA 실적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데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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