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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안주섭취', 항문건강 위협한다
자극적 안주, 배변장애 불러…"좌욕·유산균섭취 등 필요"
2016-05-11 06:00:00 2016-05-11 06:00:00
[뉴스토마토 이우진기자] 잘못된 안주 섭취가 항문질환 발병을 부추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름지고 매운 안주 등이 잘못된 정상적인 장운동을 막아 항문에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한해 치질로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140만명에 달한다. 수술을 받지 않거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환자의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이중 상당수의 환자가 음주로 인한 항문질환을 겪고 있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치질은 치핵(항문벽에 혹이 생기는 증상), 치루(항문샘이 곪는 증상), 치열(항문이 찢어져 피가 나는 증상) 등을 총칭하는 용어다. 이 중 술자리와 큰 연관이 있는 질환은 치핵과 치열이다. 치핵은 치질의 약 60~70%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대변이 부드럽게 나오는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핵에 걸리면 딱딱한 대변을 볼 때 강한 통증을 느끼거나 설사 후 바늘로 찌르는 듯한 따가운 느낌을 받게 된다.
 
치핵은 발병 상태에 따라 총 네 단계로 분류된다. 단순 출혈이 발생하는 1도부터 배변시 덩어리가 느껴지지만 자연스레 들어가는 2도, 나온 덩어리를 손으로 밀어야 들어가는 3도, 덩어리를 밀어도 들어가지 않는 4도로 나뉜다. 1, 2도의 경우는 생활 습관과 개선, 약물 및 고무 결찰술, 주사 등으로도 치료할 수 있지만 3도 이상일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치열의 경우 급성기는 통증이 심해지고 만성이 되면 출혈이 이어진다. 만성이 되면 변을 보지 않더라도 활동 중 속옷에 검은피가 묻어나오고 궤양이 생기기도 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술자리가 항문건강을 위협하는 이유는 술 속의 알코올 때문이다. 알코올은 항문 부위의 혈관을 확장시키고 충혈을 유발한다. 항문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치핵 조직은 미세혈관이 많고 음주에 약해 약한 조직이 붓거나 찢어지기 쉽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음주만큼 항문질환에 위협이 되는 요소는 안주 섭취습관이다. 술안주는 일반 식사에 비해 열량이 높고 짜며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이 많다. 이런 음식들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설사와 변비를 유발하는데, 설사는 항문압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미처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과 소화액이 항문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며 변비는 굵은 변으로 인한 항문 손상과 과도한 힘으로 인한 항문 조직 파손을 부른다.
 
또 음주 후에는 평소보다 음식을 먹는 양이 많아져 항문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간은 음주 후 해독을 위해 체내에 들어있는 다당류의 일종인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바꿔 몸에 필요한 에너지로 바꾼다. 이 때문에 간에 과부하가 발생한다. 이때 일시적인 저혈당 상태를 만들어 평소보다 더욱 많은 공복감과 배고픔을 느끼게 한다. 이는 항문 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치핵 혹은 치열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변 완화제 사용이나 식이요법, 통증 치료, 좌욕과 배변습관 교정 등의 보존치료만으로 충분하다. 이보다 증상이 심하다면 고리모양의 고무로 치핵을 묶는 고무결찰술, 혈관 주위에 열을 가해 조직을 섬유화하는 적외선 응고법, 주사요법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며 통증이 심하거나 조직이 썩기 직전 혹은 심한 통증이 발생할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치핵은 3, 4도가 될때까지 큰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악화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술자리 항문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적당한 수준의 안주를 섭취하는 것이다. 무조건 안주를 피하기보다는 포만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육류나 튀김, 면류 등의 자극적이고 지방이 많은 안주보다는 생선회나 야채, 과일 등 열량이 낮고 위부담이 덜한 것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윤상남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용변 후 비데 혹은 샤워기의 미지근한 물을 낮은 수압으로 틀어 3~5분간 좌욕을 하면 괄약근이 이완돼 용변 후 통증을 완화할 수 있으며 항문 질환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준다”며 “항문질환이 의심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상태를 진단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음주 전 식사를 하면 포만감을 느껴 자극적인 안주 섭취를 줄일 수 있으며 술로부터 위장을 보호할 수 있다”며 “또 음주전후 유산균 혹은 섬유소 보충제를 섭취해 장의 연동운동을 돕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술안주는 여타 식사보다 고지방이며 자극적인 음식이 많아 항문질환을 유발하기 쉽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자극적이지 않은 생선회나 야채, 과일 섭취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진=뉴시스)
 
이우진 기자 kiy803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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