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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신현우 전 옥시 대표 소환…수사 급물살(종합)
신 전 대표 "진실 밝혀지도록 수사 성의껏 임하겠다"
2016-04-26 11:18:44 2016-04-26 11:18:44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를 소환했다.
 
옥시레킷벤키저 담당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 이어 신 전 대표 등 임원을 소환하면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신 전 대표를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 원료의 유해성을 알고도 제품 제조를 강행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11년 당시 제품을 직접 개발·제조한 핵심 관계자로 보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의 전 연구소장 김모씨와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도 함께 조사한다.
 
이날 오전 9시45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신 전 대표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검찰 수사에 최대한 성의껏 임하겠다"고 말했다.
 
신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몰랐다"고 답했으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피해자 유가족 10여명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서 "유해성을 고의로 은폐했으니 살인죄로 처벌하라"며 검찰의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 등을 조사한 후 혐의가 인정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업무상과실치사·치상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방침이다. 
 
옥시레킷벤키저가 2011년 생산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은 정부가 공식으로 인정한 피해자 221명 중 가장 많은 177명이 사용한 제품이며, 이중 70명이 사망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이번 수사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 제조·유통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옥시레킷벤키저 인사 담당 김모 상무 등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제품 제조에 관여한 실무자 등을 조사했다.
 
이후 21일 민원 담당 직원 2명을 불러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후 가슴 통증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내용의 인터넷 게시글을 삭제한 경위를 확인했다.
 
검찰은 22일과 25일 마케팅 담당 전·현직 직원 총 6명을 상대로 제품 용기에 '인체에 무해하다'란 내용으로 광고한 경위를 파악한 후 참고인 조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옥시레킷벤키저의 핵심 관계자 소환으로 수사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검찰은 검사를 추가하는 등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검찰은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조사 내용에 따라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이번 사건에 관련된 유통업체 관계자도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에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외에도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홈플러스의 '가습기 청정제', 버터플라이이펙트의 '세퓨 가습기 살균제' 등 4개 제품의 직접적인 유해성을 확인했다.
 
한편 옥시레킷벤키저는 21일 피해자를 위해 2014년 환경부와 환경보전협회에 50억원의 기금을 기탁한 것에 더해 추가로 50억원을 더 출연하겠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신현우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가 26일 오전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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