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20대 총선 결과 국회 권력이 여소야대로 재편되면서 개각 등 인적 쇄신을 통한 박근혜 대통령의 정국 돌파에도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집권 여당의 참패로 끝난 총선에 대해 "민의를 겸허히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를 실행할 만한 구체적 쇄신책은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가 참모진이나 각 부처 장관 교체 등 인적 쇄신을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권이 선거 결과를 책임지는 모습 중 하나로 인적 쇄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임기가 한달여 남은 19대 국회가 이미 3당 협상 체제를 가동했고, 향후 있을 인사청문회의 주도권이 야당 쪽으로 기울면서 국면 전환용 개각을 단행할 수 있는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소관 상임위원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부처 장관은 야당의 반대가 있어도 대통령 권한으로 임명을 강행할 수 있지만, 야당의 수적 우위가 뚜렷해 여당은 철저한 방어태세로 일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헌법에 따라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한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관 등에 대해서는 국회가 별도의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게 되는데 위원 정수는 13인으로 교섭단체 등 의원 수 비율에 따라 각 당에 배분된다. 올해와 내년 중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대법관은 3명이며, 헌법재판소장과 대법원장은 내년 중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과반 의석을 차지했던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서 다수당의 힘으로 황찬현 감사원장과 박상옥 대법관의 임명동의안을 본회의 표결까지 끌고 갔지만 이같은 상황이 20대 국회에서 재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에도 못 미치며 '재적 과반 참석·과반 찬성'인 일반의결 정족수 확보마저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야당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만큼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 정부에서는 재작년 세월호 참사 수습 국면에서 문창극·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각각 친일과 전관예우 논란 끝에 낙마하는 등 인사 문제가 국정의 발목을 잡은 전례가 적지 않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선거 결과가 참패로 끝났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반성하는 모습의 구체적 표현이 개각이나 참모진 교체인데 아무것도 안하고 남의 일처럼 지나가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아직 정신을 못 차리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이 성의를 보이면 협조를 해야 하는 게 야당의 임무고 그걸 잘 못 하면 야당이 비판받는 것인데 성의도 안 보이면 야당이 협조할 수도 없는 것 아니겠나. 야당이 협조할 명분과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야당이 반대할 만한 인물로 교체하는 것이 책임지는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총선 이후 첫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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