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가 시작된지 한 달여 만에 가입액 1조원을 넘기며 초기 안착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전 금융업권 ISA 유치경쟁에 힘입어 150만 고객가입을 이끈 결과다. '만능통장'이란 별칭까지 붙은 ISA는 전 국민의 재산증식을 위해 정부가 1년 넘게 공들여 출시한 야심작이다.
은행 가입자가 90%…평균 가입금액은 증권사 '월등'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ISA 출시 이후 지난 15일까지 누적 판매금액은 1조84억원이다. 가입자 수는 150만659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증권사·보험사 등 금융업권별 가입현황을 보면 대부분의 가입자는 은행을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가입자 수는 136만2906명으로 전체 가입자 중 90.5%에 달했다. 증권사는 14만2887명(9.5%)의 고객을 유치했고 보험사 가입자수는 805명(0.1%)에 불과했다.
전체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평균 67만원으로 조사됐다. 업권별 1인당 가입금액은 증권사가 은행보다 월등히 앞섰다. 증권사 가입자의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266만원으로 은행 가입자(46만원)의 약 6배 가까이 많았다. 전체 누적 가입금액은 증권사 가입자 가입액이 3793억원(38%)으로 은행 가입자 가입규모 6280억원(62%)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증권사 가입자 비중이 전체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입자수에선 은행이 높았지만 정작 가입액은 증권사가 더 컸던 셈이다.
유형별로는 신탁형 가입자가 일임형보다 많았다. 전체 신탁형 가입금액은 9719억원으로 전체 96%를 차지했다. 일임형 선택 고객은 4%(365억원)에 불과했다. 신탁형의 수수료가 일임형보다 저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일임형은 금융사가 고객자산을 미리 만든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신탁형은 고객이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자산배분도 직접해야 한다.
국민재산증식·절세 도입취지 실효 거둘까
금융업권은 ISA 판매 확대에 고무돼 있다. 올해 ISA 가입목표는 10조원으로 지금 추세대로라면 연내 무난히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WM서비스 본부장은 "ISA가 하반기 양호한 운용성과로 실질적인 모습을 보여 '성과 좋더라'는 소문이 확산되면 매월 1조원씩 단순 추산해도 연내 10조원 달성은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임형 ISA 온라인 가입 문이 열린 점은 ISA 활성화에 촉매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일임형 ISA와 투자자문 계약을 온라인으로 체결할 수 있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고시한데 따른 것으로 투자자들은 은행이나 증권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인터넷과 모바일로 일임형 ISA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추가 정책 보완은 풀어야 할 과제다. 영국과 일본에 비해 세제혜택 범위가 좁고, 의무 가입기간이 존재하는 등 여전히 큰 허들이 남아있어서다.
정부로부터 실효성을 인정 받으면 추가 제도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예의주시하며 ISA 실효성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국민재산 증식 수단으로 검증되면 세제한도 확대와 가입대상 확대, 인출조건 완화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SA 가입기간별 세제혜택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점도 조언으로 내놨다. 그는 "ISA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이같이 말하고 "1인1계좌 손익통산 허용이라는 ISA의 장점이 부각돼 전 국민의 자산관리 활성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불완전판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씻어야 할 문제다. 금융당국이 ISA 불완전판매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각 금융업의 고객 신뢰 제고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장기고객을 잃지 않으려면 당장의 수수료 수입만 내다볼 게 아니라 길게 보고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와의 시너지를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ISA에 온라인 자문서비스를 첨가한다면 개인의 위험성향별 맞춤설계가 가능해져 장기적으로 국민재산증식에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