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정화기자] 정부가 출구전략을 본격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보증 규모를 축소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런 조치를 '간접적'인 출구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업계는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완전한 회복세에 들지 않은 중소기업 체감경기 회복을 더욱 더디게 할 것"이라며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내년 하반기 이후로 늦춰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 中企 과반 "출구전략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
중소기업중앙회가 20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출구전략의 최적시점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내년 2분기를 꼽은 기업이 30.3%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내년 3분기 이후로 26.9%가 이렇게 답했다.
정부가 경기회복 추세에 맞춰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아직도 경기회복을 체감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정욱조 중소기업중앙회 조사통계부장은 "기업들은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것이지 '완전히' 회복됐다고 하는게 아니다"며 "출구전략은 내년 하반기 이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공식적인 출구전략 시행시점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대출보증 규모를 축소해 중소기업에 풀렸던 유동성을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허경욱 재정부 1차관은 최근 "연말까지 국내총생산의 8%수준인 중기 대출보증 비중을 위기 이전인 6%수준으로 낮추고, 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인 3%대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소기업청도 보증잔액 기준으로, 내년 중소기업 신용보증 규모를 올해 67조4000억원에서 2조원 안팎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당장 시행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검토는 진행되고 있어 보증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정부와 맥을 같이 한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중소기업 만기연장과 보증확대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니다"며,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늘리는 정책은 더 이상 유지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 "생산부터 직격탄"‥"장기투자 줄어들 것"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조치가 중소기업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중소기업의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보증과 연장 등으로 기계설비 등 제반비용까지 감당해 온 중소기업으로서는 이들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문제다.
특히 일부 대기업이 아직도 무리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로 중소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일이 계속되고 있어, 유동성마저 줄어들 경우 중소기업 재무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최근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중소기업도 이전보다 사정이 더 나아진 것 아니냐고 묻는다"며 "규모만 커졌을 뿐 대기업의 횡포는 여전해 상황이 나아진 걸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투자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당장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시간이 오래걸리는데다 결과마저 '불투명'할 수 있는 투자에 중소기업이 선뜻 나서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를 연내에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가 폐지될 경우 중소기업의 35%가 투자축소나 취소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출구전략이 결국에는 영세 중소기업에 가장 많은 피해를 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 정책이 규모가 큰 기업들부터 우선적으로 혜택을 입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같은 지원마저 중단된다면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영세기업들부터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사실상 가장 밑에 있는 기업들의 타격이 가장 크다"며 "정부가 아래서부터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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