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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소니 생산 ‘차질’…국내 부품사 “중장기 수급 우려”
소니 이미지센서 생산차질 불가피…삼성전자 '반사이익'도 기대
2016-04-18 17:17:43 2016-04-19 13:39:17
 
[뉴스토마토 박현준·김민성기자] 일본 남서쪽 규슈의 구마모토현에 발생한 강진으로 소니의 이미지센서 생산에 일대 차질이 예상된다. 소니로부터 CMOS 이미지센서(CIS)를 공급받는 다른 카메라 제조사나 주요 전자 부품사들은 당장은 영향이 적지만, 사태 수습이 장기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니 구마모토 공장 CIS 생산 중단…국내 부품사들도 '전전긍긍' 
 
이번 지진으로 직접 타격을 받은 기업은 소니다. 소니의 구마모토 공장은 CIS를 전 공정부터 후 공정까지 일괄 생산하며, CCD 이미지센서와 H-LCD 등을 제조하는 소니의 최대 생산거점이다. 부지 면적도 26만6000㎡로, 주요 생산기지 중 가장 넓다.
 
지난 16일 첫 지진 이후 여진이 이어지면서 소니는 구마모토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라인 점검에 착수했다. 같은 규슈 지역에 있는 나가사키 공장과 오이타 공장도 생산을 중단했다가 17일부터 재가동했다. CIS는 이번 지진의 영향이 없는 일본 동북의 센다이 공업지역 야마가타 공장에서도 생산하지만 규슈 지역 세 공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부품 공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미지센서는 피사체의 정보를 전기적인 영상신호로 변환해주는 장치로, 카메라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제조공정과 응용방식에 따라 CCD와 CMOS로 나뉘는데, CMOS가 CCD에 비해 전력소비가 적고 배터리 소모량이 적어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에 핵심부품으로 쓰인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해 전세계 CIS 시장 점유율 40% 이상의 절대강자다. 소니의 CIS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애플 등에 공급되고 있으며, 주요 카메라 제조사들의 카메라에도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부품사 중 이번 지진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소니로부터 CIS를 공급받아 카메라모듈을 만들어 완성품 제조사에 납품하는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011070) 등이다. 평소에 CIS의 생산이 중단되는 것에 대비해 여유 재고분을 남겨둬 당장은 제품 생산에 영향이 크지 않지만 소니 공장의 정상가동이 장기화될 경우 수급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품사 관계자는 “CIS의 재고분이 있어 당장 납품에는 별 영향이 없다"면서도 “공장 정상화까지 기간이 길어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완성품 제조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소니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은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 CIS가 꼭 필요한 부품사나 카메라 제조사들이 차선책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로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약 14%, SK하이닉스는 약 2%의 점유율로 소니에 크게 뒤진다. 
 
캐논·니콘 영향권 벗어나…“소니 CIS 수급은 상황 지켜봐야”
 
구마모토에 화학공장을 두고 있는 후지필름도 공장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측은 “이번 지진에 의한 영향에 대해 현지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센서나 LSI(대규모 직접회로) 등의 영향이 예상되지만 현재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구마모토 인근의 오이타에 메인 공장을 두고 있는 캐논도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관계자는 “본사 확인 결과 오이타 공장의 생산라인은 현재 가동 중”이라며 “오이타 지역에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 캐논 공장과 파트너사들의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본 동북의 센다이 공업지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니콘과 규슈를 제외한 일본 전역에 20여곳의 생산공장이 있는 올림푸스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에서 열외다. 단, 소니 CIS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 카메라 업체 관계자는 “다른 제조사의 CIS도 사용하고 있어 소니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며 “우선 재고를 소진하고,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김민성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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