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PB' 위상…식품업계 '한숨'
소비자 지지 얻고 '불티'…NB는 진열대서 밀려
2016-04-18 15:17:24 2016-04-18 15:17:24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PB(자체브랜드) 제품의 열풍이 거세지며 식품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잇따라 다양한 제품군의 PB제품을 출시하며 식품업체들의 NB(제조사브랜드) 제품을 위협하고 있다.
 
PB의 경우 판로가 미리 정해져 있어 별도의 판촉비가 크게 들지 않는 장점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앞설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유통업체들이 자사 PB상품의 전용진열대를 배치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며 시장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실제 국내 가장 큰 식품 PB브랜드인 이마트(139480)의 '피코크'는 지난해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자사 가정간편식 PB브랜드 '요리하다'를 출시했다.
 
편의점에서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PB브랜드 음료와 커피, 라면, 스낵 등도 식품업계의 견제 대상이다.
편의점 CU의 경우 PB스낵 비중은 2011년 20.2%에서 2014년에는 31.8%에 달했다. 반면 NB 스낵의 비중은 2011년 79.8%였지만 2014년 68.2%까지 떨어졌다.
 
‘PB의 대세’로 떠오른 간편식 시장에서도 제조사들은 압박을 느끼고 있다. 다양한 PB 간편식 등장으로 식품업체들은 점유율을 확대하거나 매출을 크게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식품업계는 유통업체가 자신들의 고유영역인 제품개발까지 침범하고 나서자 불편한 기색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PB상품을 부각시키면서 식품업체들의 NB 상품은 가격에 거품이 낀것 처럼 비춰지고 있다"라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연구개발에 나서는 식품업체들의 노력이 매도 당할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유통업계의 PB공세를 문제삼고 나설 처지도 못 된다. 대부분 유통 판로가 전무한 상황에서 유통 채널과 불편한 관계를 맺는 것이 득이 될 게 없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구도와 소비자 선택권의 다양성 측면에서 PB시장의 확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소비자 인식도 변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대형마트나 편의점 이용 경험이 있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은 "기존 NB제품보다 품질이 좋은 PB제품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75.5%는 "PB제품의 확대가 가계경제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식음료 업체들이 맞게 되는 큰 변화들 대부분은 유통 채널로부터 비롯됐고 최근의 채널경쟁, PB의 확산도 부정적 요인"이라며 "PB제품 확대에 따른 시장 잠식을 겪은 기업들은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가격 경쟁 아래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편의점 PB스낵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 모습. (사진제공=CU)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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