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표 흡수해 일어선 안철수 vs 야권표 결집해 승리 견인한 문재인
대선 경쟁서 누가 유리한 처지인가 총선 결과 '해석의 전쟁' 가열
2016-04-17 14:51:28 2016-04-17 15:09:45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20대 총선이 끝나자 관심은 내년 12월에 치러질 19대 대선으로 모아지고 있다. 대선에 출마할 야권의 유력주자들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는 것과 달리 여권은 새로운 인물을 찾아 헤매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그는 지난 15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22.0%로 1위를 기록했다. 2위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16.7%)와는 5.3%포인트 차이를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문 전 대표는 총선 기간 전국을 돌며 더민주 후보들을 지원했다. 더민주가 100석 미만에 그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1당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로 문 전 대표의 지원 효과가 꼽힌다. 지난 15일 문 전 대표 블로그에는 '20대 총선, 5가지로 보는 문재인 효과'라는 보좌진 명의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에게 “수도권에서 우리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데 큰 도움을 주셨다”며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세 기간 중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한 부분은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안철수 대표는 대선 도전 가능성이 가장 분명한 인물이다. 국민의당이 38석을 확보해 원내 3당으로 부상하면서 부동의 대선주자가 됐다. 지난 대선 때 후보를 사퇴한 '트라우마'를 지닌 안 대표는 야권의 다른 후보 누구와도 단일화를 하려 하지 않고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거치며 과거 '안철수 현상'을 만들었던 유권자들 상당수가 그를 떠났고, 오히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국민의당에 표를 많이 줌에 따라 안 대표가 대선에 나가긴 하겠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1997년 대선에서 여권 표를 분산시킨 이인제 후보의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밀었던 호남 민심이 대선에서도 그대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안 대표가 17일 광주에서 "이번 총선 결과는 선물이 아니라 숙제를 주셨다"고 말한 것은 자신의 불안한 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제3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종로에서 새누리당의 대선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제압한 정세균 의원, 지난 1985년 12대 총선 이후 31년 만에 '대구에서 승리한 야당 의원' 타이틀을 얻은 김부겸 당선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문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포기할 경우 안희정 충남지사가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여당은 오리무중이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선거 다음날 사퇴한 김무성 대표가 대권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졌고, 나선다 해도 당선될 확률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 전 시장은 물론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이른바 ‘잠룡’으로 꼽히던 인사들이 총선에서 대거 낙선하면서 인물난에 빠졌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동력이 상실되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도전 가능성도 낮아졌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가 20대 총선기간 중 경기 용인정에 출마한 표창원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모습. 사진/문재인 전 대표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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