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모로우)퇴직연금 도입 10년…덩치는 갈수록 커지는데 수익률은 부진
가입자 600만명, 적립액 126조 급성장…부실한 투자자 교육 개선돼야
입력 : 2016-04-13 12:00:00 수정 : 2016-04-13 12:00:00
국내 퇴직연금은 도입 10년 만에 가입자 수가 600만명에 육박하고 적립액은 126조원을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개한 2015년 말 기준 퇴직연금 현황 자료를 보면 퇴직연금 가입자는 총 59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5만명(10.3%) 늘었다. 전체 상용근로자 수(1100만명)의 절반을 웃도는 53.6%에 달한다.
 
유형별 가입자 수를 보면 퇴직급여 수준이 사전에 결정돼 있는 확정급여(DB)형이 343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9.1% 늘었다. 적립금 운용 실적에 따라 퇴직급여가 변동되는 확정기여(DC)형은 238만5000명으로 12.6% 증가했다. 유형별 비중을 보면 DB형이 2014년 말 58.8%에서 58.2%로 감소했고, DC형이 같은 기간 39.6%에서 40.4%로 증가했다.
 
퇴직연금 도입 사업체 수는 30만6000개로 1년 전보다 10.9% 늘었다. 전체 사업체 도입률은 17.4%를 나타냈다.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는 84.4%가 도입했지만 30인 미만 중소영세사업체 도입률이 15.9%에 그쳤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126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조3000억원(18.1%) 늘었다.
 
특히 지난해 1월부터 세액공제 대상 한도가 4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늘어난 개인퇴직연금계좌(IRP) 적립액이 44.3%(3조3000억원)나 늘었다. 가입자가 납부한 추가 적립금이 2014년 1232억원에서 2015년 7147억원으로 6배로 늘었는데, 증가액 대부분이 IRP(6556억원)에 몰렸다.
 
적립금 운용 방식을 보면 원리금을 보장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비중이 89.2%로 압도적이었으나, 1년 전보다는 비중이 1.0%포인트 줄었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투자 비중은 2014년 말 5.8%에서 2015년 말 6.9%로 소폭 상승했다. 작년 4분기에 연금 수급요건을 갖춘 55세 이상 퇴직자 92.9%가 일시금으로 퇴직급여를 수령했고, 연금형태 수급 비중은 7.1%에 그쳤다.
 
수익률 하락세 지속, 마이너스로 추락 상품도
저금리 시대가 도래한 이후 최근 2~3년간은 수익률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이며 실제로 지난 2015년의 실적은 1~0%대로 매우 우려할만한 수준까지 수익률이 떨어졌다. 은행연합회의 자료에 의하면 은행별 유형별 2015년 평균수익률은 원금보장형의 경우 DB형은 1.86%, DC 형은 2.40%, IRP형은 1.74% 의 저조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지난 2015년도 4분기 실적은 DB형은 0.52%, DC형은 0.53%, IRP형은 0.47% 실적을 나타내며 불경기를 실감케 한다. 이처럼 원금보장형의 실적도 저조하지만 원금비보장형의 경우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한 은행도 나타났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계속 하락하는 이유는 저금리시대라는 세계적인 불황에 따른 수익률 저조의 이유도 있지만 퇴직연금에 붙는 운용관리회사와 자산관리회사들이 공제하는 보수 및 수수료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최근 5년간의 운용사별 유형별 평균 퇴직연금수수료율 자료에 의하면 수수료율이 차지하는 비중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자료에 의하면 금융기관의 유형별 평균보수율은 증권사의 DC형이 연 0.81%로 가장 높고 다음은 생보사의 DC형으로 연 0.64%, 손보사의 DC형은 연 0.57%, 은행의 DC형은 연 0.54% 등의 순이었다.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떳떳한' 수수료
퇴직연금 보수율에 대한 가입자들의 불만은 수익률이 1%대로 떨어지고 일부 상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운용사들이 가져가는 수수료율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운용사들이 악화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 가입자의 적립금에서 매년 일정률을 떼가는 '떳떳한' 수수료 정책이 논란이 되는 이유다. 
 
운용사들이 현재 적용하는 수수료율은 이미 5년 이전에 책정된 것이어서 저금리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높은 수준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시장의 변화로 저금리시대 때문에 투자수익률을 못 올린다면 가입자로부터 받아들이는 수수료율도 낮게 조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료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퇴직연금 가입자의 89.2%가 원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운용관리사들은 원금보장형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상품으로 퇴직연금을 관리하지 않는다. 은행의 퇴직연금 전용예금을 활용해 1~3년 정기예금이나 길면 5년 정기예금으로 운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정기예금 위주로 관리하는 데는 투자상품을 관리하는것 처럼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운용관리회사들은 여러 명목의 관리비용을 계속 받고 있다. 투자상품의 한계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은 가입자들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수익률은 계속 낮아지는 상황에서 수수료는 변함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는 수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 개선안돼
올해 도입 10년을 맞은 퇴직연금은 도입 초기에 발생한 여러가지 문제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참여자들의 노력으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하지만 가입자들의 투자교육은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이 단순한 형식화에 치우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장기화된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인해 일하는 시간은 단축되고 은퇴 후 돈 쓰는 시간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 후 노후설계와 금융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김성일 KG 제로인 퇴직연금 연구소장은 "가입자에게 유용한 양질의 금융지식과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행 법령상 가입자 교육 범위를 퇴직자연금에 국한하지 않고 노후설계, 운용될 금융상품의 이해, 자산운용 기초지식, 연금운용 등으로 확대 가입자 교육의 세부지침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국내의 연금제도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3층 보장체계를 이루고 있다. 국민연금은 기초생활을 보장하는 반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보다 안정적인 생활 보장과 편안한 삶을 위한 대비책이라고 할 수 있다. 평균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은퇴 후 은퇴자산을 관리하는 기간도 길어졌다. 이에 따라 금융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대한민국소상공인 창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고용노동부 '찾아가는 퇴직연금 상담소'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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