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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모로우)"퇴직연금 활성화, 호주에서 배워야"
한·호주 퇴직연금 세미나 개최…높은 수익률 배경은 경쟁과 장기투자
2016-04-13 12:00:00 2016-04-13 12:00:00
앞으로 국내의 퇴직연금 제도가 호주의 퇴직연금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한국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체투자 등이 활발한 호주는 퇴직연금이 최근 5년 간 연평균 수익률 9.5%로, 국내 3배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어 이처럼 국가.사회의 고령자 사회복지 비용을 줄이는 호주의 퇴직연금 제도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평가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호주 퇴직연금 및 운용전략 세미나'에서 "국내 사업장 퇴직연금 가입율은 20%에도 못 미치고, 초저금리로 수익률은 3% 초반에 머물고 있다"며 "퇴직연금의 안정적인 목표수익률 달성이 중요한 데 호주의 다양한 퇴직연금기금 간 경쟁체제와 인프라투자 등 장기투자 운용경험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퇴직연금 총자산은 현재 1조5600억달러로, 한국(1100억달러)의 14배에 이른다. 이렇게 자산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배경에는 장기 대체투자 활성화, 투자자 신뢰성 강화 등 노력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빌 패터슨 주한호주대사는 "호주는 한국보다 면적은 77배 크지만 인구는 절반 수준에 불과해 장거리를 커버해야 한다"면서 "사회간접시설(인프라)의 수요가 크고, 퇴직연금 등 펀드풀도 크게 조성돼 인프라투자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퇴직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은 고용주가 근로자 임금의 9.5% 수준의 기여금을 넣고 있으며, 7~8년 후에는 12%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폴린 바모스 호주퇴직연금협회 회장은 "슈퍼애뉴에이션은 강제성을 지녀 모든 근로자에게 은퇴 후 소득을 제공하고 있다"며 "호주의 은퇴자 가운데 50%가 100% 노령연금을 받는 수급권자이고, 나머지는 부분적 지원과 사적연금제도 등 다양한 소득원천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연금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바모스 회장은 "슈퍼애뉴에이션은 가입 의무화 및 강력한 세제혜택, 개인 기금선택의 자유, 자동투자 상품(디폴트 옵션)의 운영 등으로 성장했다"면서 "한국도 고령화의 막대한 사회 복지비용을 줄위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기업.업계.근로자 모두 충분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의 대표적 자산운용사인 AMP캐피털은 올해 유망 인프라 투자처로 통신, 공항, 미국 발전설비 등에 주목하고 있다. 또 주식보다 기대수익률이 조금 더 높은 메자닌펀드에서 투자기회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모스 회장은 "한국이 고령화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복지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 도출과 정책 입안자 기업 업계 모두가 충분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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