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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임금·파업 '이중고' 중국 외자기업
2016-04-13 09:51:40 2016-04-13 17:16:10
중국 장수성 쑤저우의 한 섬유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무 중인 노동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1. 핀란드 기업 노키아가 지난해 말 중국 쑤저우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자 근로자들이 들고일어났다.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된 사람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31일에도 수백 명의 근로자들이 공장 앞에 모여 노키아의 성의 없는 처우에 대해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2. 일본 제조기업 나미키의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회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 대신 외부 하청인력으로 신분을 바꾸려 하자 4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시위 과정에서 2명의 여성 근로자가 경찰에 체포되는 등 회사와 노동자들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노동자 파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 기업과 정부, 노동자 간 불협화음에 기업 활동도 영향을 받고 있다. 
 
11일 중국 노동 통계 사이트인 중국노공통신(CLB)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내 노동자 파업 건수는 503건으로 사상 최대였다. 지난 2014년 1월 56건에 비하면 10배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제조업과 건설업 분야에서 일어난 노동 관련 시위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공장들이 밀집한 광둥성이 가장 많았다.
 
2010년대 들어 조금씩 늘기 시작한 중국 내 노동자 파업은 경제성장률 둔화와 더불어 최근 급격히 늘었다. 경기침체로 문을 닫는 공장들이 늘면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파업도 증가했다.
 
홍콩에 위치한 로펌 베이커앤맥킨지의 노동전문가인 조나단 이삭은 "많은 (중국 내) 공장들이 문을 닫거나 임금이 더 저렴한 곳으로 옮기면서 대량 해고가 발생한다"며 "이 때문에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노동자 임금은 오르는 상황에서 파업까지 증가하자 중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주중국 미국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발간한 사업환경조사 보고서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4곳 중 1곳이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었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인 혼다와 도요타는 2010년 파업 이후 중국 내 일부 공장을 폐쇄했으며 미국 전자업체 애플은 하청업체 폭스콘에서 근로자들이 열악한 근무여건을 문제 삼아 파업을 벌이자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진다. 점점 커지는 노동자 불만을 해소하는 동시에 기업 활동도 지원해야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끝난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고민이 드러났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은 전인대에서 "중국의 노동법이 노동자를 과잉보호하고 임금 상승을 촉진한다"며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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