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청파동부터 이촌동까지 서울 용산구 서쪽에 걸쳐 있는 지하철 4호선 라인을 따라 용산 주민들의 선거철 민심을 들어봤다. 한강에 가까워질수록 여당 후보 지지세가 높아졌다.
"종아리 딱 붙이고. 차렷, 충성!" 7일 오후 용산구 보건분소 강당에서 열린 '용산구 여성예비군 소대 재편성식' 현장을 찾은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는 육군 대위 출신임을 증명하듯 제식 구령으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인사를 마친 황 후보는 "2년 전 구청장 선거 때도 45%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안심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용산 여론은 '그래서 일을 했냐?'로 시작한다. 위에서 하는 정치보다 현장에서 하는 정치가 절실하다. 확실한 비전을 갖고 용산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사람을 마다할 유권자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3선 진영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이라는 폭발력 있는 이슈를 안고 있는 용산 주민들의 여론은 동네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숙대입구역이 있는 청파동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한황렬(49)씨는 "최근 800명 정도 되는 용산 지역 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 선거를 치렀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무래도 진영 의원 쪽이 박빙 우세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한씨는 "진 의원의 탈당을 '소신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꽤 있다. 야당 지지자들도 그렇게 거부감이 심하지 않고 진영과 함께 했던 사람들이 야당으로 넘어오면 어쨌든 여당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역 개발에 민감한 공인중개사들이지만 결국 서울시장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 안다. 박원순 시장이 전면 철거 방식을 안 쓰기 때문에 새누리당에서 뭘 하겠다고 해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원효로에서 구두수선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60대)씨는 "계속 2번만 찍어왔는데 이번에는 국민의당 후보를 찍으려고 한다. 사표가 될 것 같긴 하지만 이번엔 좀 달라져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삼각지 고가차도 공사현장에서 만난 김모(60대)씨는 "박근혜도 싫고 김종인, 문재인도 싫다. 국민의당 후보를 찍고 싶은데 영 안 될 것 같지 않나? 사표 만들기는 싫으니 당은 3번, 후보는 2번을 찍을 생각이다. 황춘자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후보의 선거사무소가 위치한 원효로2가 사거리에서 가게를 보던 김모(50대)씨는 종편 화면을 가리키며 "전에 보니 진영이 국회의원 활동 제일 못한 세명에 들더라. 선거 때만 찾아오고 하는 사람들은 찍어주지도 말아야 한다"고 황 후보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고 밝혔다.
녹사평역으로 넘어오자 분위기가 조금 변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30년 동안 사업을 해온 강모(72)씨는 "반반인 것 같다. 이 동네가 원래 여당 성향이 강해 진영이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찍겠는데 민주당으로 가서 안 되겠다는 사람도 있고, 소신 있게 할 말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황춘자도 구청장 선거에 나왔어서 (여당 지지자에게) 빠지는 인물은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강씨는 '진영 의원의 새누리당 탈당'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많지만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야당 지지자들이 '의원 되고 나면 새누리당 돌아 가겠지' 생각해 안 찍어 줄 걸 알고 확 민주당으로 간 것 같다. 선거를 하기에는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강로동에서 철물점을 하는 박모(70대)씨는 "공천을 못 받았다고 탈당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야말로 배신"이라며 "자리 한번 더 하려고 하는 모습에 정말 실망했다. 이번에도 1번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촌인 이촌동에 다다르자 여당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전보다 많아졌다. 한강멘션이 들어설 때부터 50년 넘게 이곳에서 살아온 조모(89)씨는 "얼마 전 이발소에 가니 이발소 아저씨가 '황춘자가 이촌동에는 덜 알려졌어도 원효동이나 근처에 많이 알려져 황춘자가 될 것 같다'는 소리를 하더라"며 동네 분위기를 전했다.
청소년수련관에 들어가던 이모(43·여)씨도 "동네 분위기가 선거에 대해 크게 말하는 편은 아닌데, 특별하게 달라지는 느낌은 없다. '하던 사람이 하는 게 낫지 않냐'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찍던 당 찍지 않을까 싶다"며 황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가 7일 서울 용산구 보건분소 강당에서 열린 여성예비군 행사에서 유권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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