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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뱅크 지분정리 변수…연내 출범 악재되나
KB금융, 현대증권 참여 지분 뺄듯…증권사 기반 고객확대 차질
2016-04-04 16:01:59 2016-04-04 16:02:36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경쟁 관계에 있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지분 참여하는 모양새가 됐다. 따라서 KB금융의 인터넷은행의 지분 정리 셈법이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KB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과 앞으로 계열사로 편입되는 현대증권이 다른 인터넷은행 참여주주로 있어 둘 중 한 곳의 인터넷은행 주주에서 빠지거나 새로운 주주를 영입해야하는 등 지분구조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 한도를 완화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 추가 악재에 빠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인터넷은행 관련, KB금융(105560)은 카카오뱅크, 현대증권(003450)은 K뱅크의 주주로 각각 참여하고 있다.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를 완료하면 같은 계열사인 국민은행과 현대증권이 각각 경쟁 관계에 있는 인터넷은행에 참여하는 형국이 됐다.
 
현대증권을 인수한 KB금융은 계열사 국민은행을 통해서 경쟁 인터넷은행인 카카오은행에 참여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카카오은행 소유지분은 10%로 주요 주주다.
 
반면 K뱅크에는 현대증권이 지분10%, 자본금 250억원을 출자한 주요 주주다. 우리은행, GS리테일 등과 함께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KB금융이 결국 현대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K뱅크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K뱅크 보다는 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한쪽에 투자해 집중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사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시중은행이 한 가지 이상의 인터넷은행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KB금융측은 "현재 상세 실사, 최종 가격협상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지분 정리에 나설 단계는 아직 아니다"면서도 "현재 (현대증권이) 주요 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급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고 본다"며 K뱅크 지분정리 가능성을 열어놨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을 ICT회사 중심으로 끌어가려는 방침이어서 현대증권의 지분 참여 규모는 사업 재검토가 필요할 정도로 크지 않다.
 
하지만 K뱅크가 현대증권을 토대로 고객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세웠던 상황이어서 현대증권 이탈 시 사업계획 수정은 불가피하다. K뱅크 관계자는 "현대증권의 이탈이 확실시된다면 주주들의 지분율을 변동하거나 새로운 주주를 찾아야하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KB금융의 복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가 은행법상 저촉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주요 주주들이 알아서 할 문제로 금융위가 지분정리를 권고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은행 출범은 기존 은행법에 따라 출범을 준비중이기 때문에 지분구조 정리 때문에 출범이 늦어진다는 것은 아니다"며 "인력 채용이나 전산구축, 본인가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ICT 기업 주도의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위해 사업자들이 은행법 개정안 통과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상황에서 지분 재정리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연내 출범 목표에는 차질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K뱅크와 카카오은행 관계자들은 전산시스템 구축이 늦어지는 것 또한 지분 구조와 연결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 인터넷 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뚜렷한 대주주가 없다보니까 시스템 투자, 인력 채용을 위한 예산 책정,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산업자본 은행 소유 규제를 완화한 은행법 개정안 통과도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데 기존 주주를 변화시켜야 하는 변수까지 닥치면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더케이트윈타워 내 인터넷전문은행(케이뱅크은행) 설립 준비 사무실을 방문해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한 유관기관, 민간 전문가, 설립 준비법인 임직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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