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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코의 성장비결…중진공도 도움됐다
2016-04-05 12:00:00 2016-04-05 12:00:00
[뉴스토마토 박석호기자] “해외 업체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의 경쟁력은 국민 특유의 손재주와 근면성입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항공기에 관련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겠습니다.”
 
경남 사천시 본사에서 만난 이창우 샘코(SAMCO) 대표는 회사의 성장동력과 목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샘코는 2002년 설립된 항공기 도어 시스템 생산업체다. 단순 부품 조립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항공기 도어의 모든 부품을 설계·제작하는 매출 320억원의 어엿한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현재 우리 회사의 수준은 설계와 표면처리가 조금 뒤처질 뿐, 나머지 조립과 가공 등 분야는 어디에도 떨어지지 않는다”며 “경쟁사인 한국항공우주(047810)(KAI)나 대한항공(003490)보다 저렴한 가격도 우리의 무기”라고 설명했다.
 
이창우 샘코 대표이사가 항공기 도어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진흥공단
 
현재 샘코의 매출 90%는 해외에 집중돼 있다. 2003년 미국 보잉에 납품될 부품을 처음 수주받아 국내사업 기반을 구축했고, 2008년 러시아 수호이로부터 장기적인 민항기 도어 시스템 납품을 확보하면서 해외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대표는 “장기적인 납품 물량을 확보해 회사 규모는 커졌지만 단순히 부품을 조립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부품제작·판금 공장을 건설해 모든 공정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일괄 생산체제를 갖췄다. 항공산업에서 일괄 생산체제는 국제시장 진입의 필수조건으로 꼽힌다. 현재 KAI와 대한항공, 샘코, 아스트(067390)가 국내에서 일괄 생산체제를 갖춘 업체다.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에 집중된 것은 샘코의 단점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해외 업체들의 수주에 의존하다 보니 국제적 분쟁 등이 있을 때 우리에게도 타격이 온다”며 “국내 매출을 30~50% 정도 끌어올려야 환율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지만 국내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아 어렵다”고 말했다. 항공산업 특유의 대금결재방식도 회사 경영의 어려움 중 하나다. 항공산업에는 수주 후 선급금이나 중도금의 지원방식이 없다. 선행투자와 운영자금 규모도 커 항공산업 관련 업체들은 자금난에 허덕이기 일쑤다.
 
샘코 역시 2013년 회사 규모를 확장하면서 자금난을 겪었다. 이때 구원의 손을 내민 것이 중소기업진흥공단이다. 중진공은 샘코에 7억원을 투자해 현재 샘코의 주주 위치에 있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R&D) 등의 선행투자가 필수적이지만 늘 자금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중진공의 도움이 현재의 회사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중진공의 투자로 탄력을 받은 샘코는 러시아와 미국뿐 아니라 유럽까지 진출했다. 러시아 수호이에게 250대분의 도어 시스템 독점공급 계약으로 1650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고, 2012년에는 보잉 계열사인 스피릿에어로시스템즈에게 308억원 규모의 독점공급을 체결했다. 일본의 미쓰비시도 샘코의 고객사다. 샘코는 2026년까지 미쓰비시 민항기 MRJ의 도어 시스템 부품 일체를 1100억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샘코는 다음달 중 기업공개(IPO)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비실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내년 6월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탄탄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인정받아 115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국토정보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수직이착륙 무인기(드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샘코는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항공기 좌석, 창문 등 내부 기자재를 모두 항공기 인테리어로 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미개척 분야”라며 “꼭 이 분야에 도전해 2020년에는 1000억원 매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천=박석호 기자 thepacifi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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