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누리과정 특별법 발의 "교육감 예산편성권 침해"
박 대통령 지시 따른 후속조치…시·도 교육감들 강력 반발
2016-03-29 15:23:42 2016-03-30 08:31:37
정부와 여당이 시·도 교육청 자율로 편성하던 보통교부금 예산의 일부를 특별회계로 분리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등 특정 용도로만 쓰도록 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정부와 시·도 교육청의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29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보통교부금 재원 중 국세 교육세분(2016년 기준 5조1000억원)을 신설될 '지방교육정책 지원 특별회계'로 편입시키고 이를 누리과정과 초등 돌봄교실, 방과 후 학교 등 정부가 지정한 사업 예산으로만 쓰도록 하는 '지방교육정책 지원 특별회계법'(누리과정 특별법)을 발의했다.
 
정부·여당은 전날 누리과정 예산 당정협의에서 이번 특별법 제정으로 "현재와 같이 일부 교육감들이 교부금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받고도 예산을 미편성하거나, 이로 인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마련된 누리과정 특별법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법을 고쳐서라도 중앙정부가 누리과정에 교부금을 직접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검토되던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시 중앙정부가 선집행하고 교육청과 후정산'하는 방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 목적 교부금'을 설치한다는 계획에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이는 영유아보육법, 유아교육법, 지방재정법 등 관련 법의 시행령 수준으로 규정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의 법적 근거를 일거에 상향시키는 동시에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가 누리과정 예산 편성 단계에서부터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법안 6조는 "교육행정기관의 장이 누리과정 등에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경우에는 당해 회계연도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직접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해 시·도 교육청이 예산 편성을 거부할 경우에 대비한 대책도 마련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누리과정 특별법의 내용에 대해 "교육감 돈을 특별회계로 조금씩 뺏어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육감의 예산편성권을 빼앗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정부가 각 시·도 교육청에 보통교부금을 '총액'으로 교부하면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고 있는데, 특별법의 내용은 '지방교육자치'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장휘국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광주시교육감)은 "교부금 총액은 그대로 두고 누리과정 몫만 따로 떼겠다는 건데, 교육청 입장에서는 나머지 교육재정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28일 성명을 내고 "교육청이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예산을 투입해 벌어준 지난 3개월간 정부·여당은 감사원 감사, 검찰고발로 일관하다가 결국 교육청에 누리과정 책임을 완전히 떠넘기는 법을 만들겠다는 결론을 내놓았다"며 "교육재정 총액이 늘지 않는 이상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오른쪽 두번째)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누리과정 등 교육현안 관련 당정협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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