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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대학사회책임지수)"서열화·경쟁논리 깨는 계기 되길"
안치용 토마토CSR연구소장 인터뷰
2016-03-23 06:00:00 2016-04-20 09:46:56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2016 대학사회책임지수'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 기준'을 적용한 사회책임 수준평가다. 그동안 사립대학을 대상으로 한 평가는 많았지만 ISO26000을 직접 적용해 평가한 것은 최초다. 특히 취업률 등 성과 중심에 치우쳐 평가되던 대학을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기관으로 보고 사회책임 수준을 평가해 의미있다. '2016 대학사회책임지수'를 평가한 안치용 토마토CSR연구소장은 사립대학을 평가해도 이미 굳혀진 대학의 서열화를 뒤엎을 수 없다는 생각에 전문대학 평가만 고집했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사립대학을 평가했다. 어떤 연유였는지 안 소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존 사립대학 평가 방법을 반대해왔다. 
성과중심과 대학본연의 기능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 평가는 지금도 반대한다. 그러나 대학이 갖춰야 하는 교육비, 교원 확보 등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대안적인 평가는 있어야 한다. 그 방향에 맞게 이번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에 ISO26000을 지표에 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대안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고 기존의 대학의 서열화와 획일화된 틀에서 벗어나 대학과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평가를 통해 기존의  서열화, 경쟁논리 등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존 평가 방법과 어떻게 다른가.
사립대학 평가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기존의 대학서열과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평가항목도 마찬가지다. 앞서 전문대학 평가는 성과중심적인 평가였다면 사립대학 평가는 대학 태도와 사회적 관계에 초점을 맞춘 평가다. 지표를 보면 전문대학의 경우 취업률이 가장 핵심적인 지표가 된다. 사립대학의 경우 자원봉사, 지역사회 관계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기존의 대학 평가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을 평가한 것이다. 
또 기존의 대학 평가에서 중요시하는 취업률이나 논문 평가는 제외됐다. 현실적으로 취업률을 소홀해 해선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취업성적만으로 대학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취업률 등은 대학에서 풀어나가 과제이고 토마토CSR연구소는 대학의 근본적인 기능과 공동체 사회에 맞춰 평가해 대학이 올바른 방향으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이번 평가가 대학을 보는 시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새로운 평가를 시도했다고 해서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대학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대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대학의 서열화는 바뀌지도 않고 바꾸기도 어렵다. 그러나 토마토CSR연구소는 현재 미미하지만 대안적인 평가로 새로운 대학 인식의 틀을 제공하려고 한다. 대안적인 서열화를 끊임없이 제공하면서 대학이나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목적이다.
 
평가의 객관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는가.
저는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RISS)'에서 2010년부터 3년 동안 전문대학과 종합대학 평가를 시행한 전문가다. 대학평가를 포함해 다양한 지속가능평가에 대해 10년 넘게 평가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또 이번 평가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발표한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 기준’인 ISO26000의 기본 틀을 갖고서 대학에 맞게 특성을 반영해 역량과 신뢰를 갖추고 평가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새로운 평가 항목에는 어떤 것이 있나.
평가 항목 중 공정성(80점)의 사회영향평가 세부항목이 있다. 특정대학을 꼽을 순 없지만 사학비리가 심한 대학들이 있다. 토마토CSR연구소는 이번 평가에서 사회적으로 무리를 일으키는 이른바 사학비리, 입시부정 등을 체크해 감점을 적용했다. 따라서 대학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책임을 높이는 방향으로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요즘 교수들은 논문에만 매달려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지식의 집단과 사회가 소통할 부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임교원 1인당 저역서 수를 지역사회 지표 항목으로 분류했다.
 
이번 평가를 등급제(학점)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 전문대학 평가의 경우 총점제를 이용했으나 이번 평가는 부문별로 합산한 점수를 대학의 학점 체계 따라 적용했다. 따라서 A+부터 D-까지 12개 등급으로 나눴다. 학생들이 학점 받듯이 대학들도 같은 방식으로 평가를 받아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학들도 사회책임 기준에서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
 
향후 지속지수 평가 실시에 대한 계획은.
사립대학 평가는 앞으로도 계속해 서열화에 대한 인식 개선을 촉구할 생각이다. 공공영역대학과 교육대학 평가도 계획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의 지속가능성 평가는 다음 달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토마토CSR연구소는 대학적립금 운용 실태 등 지표 항목을 더 늘리고 사회책임 이행수준을 공시·평가해 대학에 반영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안치용 토마토 CSR연구소장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연구소에서 '2015 전문대학 지속지수 평가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토마토 CSR연구소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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