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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호텔신라, 국내외서 또다시 격돌
공항·해외서 경쟁…시내면세점 추가 놓고 이해관계 상충
2016-03-20 14:24:48 2016-03-20 14:24:48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국내 면세점업계 1, 2위의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008770)가 국내·외에서 잇따라 충돌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 기업은 오는 5월 새 사업자가 선정되는 김포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의 면세점 입찰에서 맞붙는 한편, 일본·태국 등 시내면세점을 진출시킬 예정인 해외에서도 잇따라 사업지가 겹치면서 '불편한' 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가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허용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두 기업은 신규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허용 여부를 두고 서로 다른 시각을 보이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잠실 월드타워점의 운영 특허가 상실되면서 올 상반기 중 문을 닫아야 하는 롯데면세점은 정부의 추가 특허 허용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만 6112억원의 매출을 올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폐점할 경우 올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적 하락은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의 기업가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구나 월드타워점에 입점했던 유명 해외명품 브랜드들이 HDC신라면세점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면서 어렵게 '모셔온' 명품을 경쟁사에게 뺏기는 모양새를 띌 우려도 높다.
 
호텔신라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 말 오픈한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실적이 시원찮은 상황에서 연매출 6000억원대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영업을 지속하게 된다면 외국인관광객 유치에 타격을 입게 된다. 해외 출국 예정자에게만 판매할 수 있는 면세점의 사업 특성상 외국인관광객을 놓치면 실적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를 포함한 신규 면세점 사장단은 "신규 면세점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때까지는 정부와 업계가 협조해야 한다"며 "신규 특허 추가 발급은 공멸하자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기업은 다가올 공항면세점 입찰에서도 크고작은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현재 김포공항은 호텔신라가 화장품·향수(DF1)를 롯데면세점은 주류·담배(DF2)를 판매하고 있는데, 두 기업 모두 이번 입찰을 통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화장품·향수 품목에 입찰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단 1장의 운영권을 두고 입찰이 벌어지는 김해공항 면세점도 두 라이벌간의 경쟁을 앞두고 있다.
 
해외에서도 일본과 태국 등 잇따라 같은 국가에 시내면세점을 진출시키며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말 일본 도쿄 긴자 지역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2017년까지 신주쿠에 도쿄 2호점을 열 계획이다. 호텔신라도 2017년 도쿄 신주쿠에 시내면세점 오픈을 목표로 최근 현지 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두 기업은 최근 중국인의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태국에서도 올해 시내면세점을 열 계획으로 한국 1, 2위 면세점간의 한바탕 전쟁이 예고된다. 오는 6월 방콕에 시내면세점을 여는 롯데면세점과 현지 기업과 손잡고 올해 안에 태국의 대표 관광지인 푸켓에 시내면세점을 설립할 계획인 호텔신라가 경쟁하게 된다.
 
롯데면세점(왼쪽)과 호텔신라(오른쪽)가 공항면세점 입찰과 해외 시내면세점을 두고 맞붙는다. 이들 기업은 정부가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허용 여부를 두고도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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