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핀테크업체 외화이체업 허용…진입 문턱은 그대로
'은행과 업무제휴' 전제조건…독자서비스 여전히 불가
입력 : 2016-03-15 16:51:21 수정 : 2016-03-15 16:51:25
정부가 은행이 독점해온 외화이체업을 보험·증권사, 핀테크기업 등에 허용했으나 문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로서는 은행과의 협력이 전제조건으로 걸려 있어 단독으로 외화이체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15일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및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금까지는 은행을 통해서만 외화를 이체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이체업자를 통해서도 외환 이체가 가능해진다.
 
특히 소규모 핀테크 사업자들이 외화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체업자의 자본금 기준요건이 10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낮아졌다. 정부는 핀테크사업자 등을 통한 소액 외화이체가 가능하게 되면서 송금 수수료가 인하되고, 핀테크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외화이체업을 영위 중이거나 준비 중인 핀테크 업체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이 외화 송금업무를 하려면 자본금과 전산설비 등 요건을 갖춘 뒤 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어 있다.
 
기존 은행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않고는 해외이체업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는 당초 핀테크 활성화 취지와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해외 성공모델로 꼽히기도 한 영국의 개인간(P2P) 해외송금업체 '트랜스퍼와이즈'는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통하지 않은 독립적인 형태의 외화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핀테크 업체 등이 단독으로 외화이체업을 하기 위해서는 외환거래법이 개정돼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20대 정기국회가 개원에 맞춰 통과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 망을 이용하면서 외화송금 수수료 절감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면 핀테크 업체로서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이는 은행이 외화이체업무 범위를 폭넓게 넘겨줬을 때 이야기"라고 말했다.
 
은행과 핀테크업체간의 외화이체 업무구분은 최소한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화 지급·수령의 고유 업무는 은행이 그대로 맡고, 모집 등의 업무만 핀테크 업체에 위탁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업무 위수탁 범위를 논의해야 하는 은행들도 고심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이체업을 타 업권에 넓혀주는 개정안의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은행을 중심으로 업무 위수탁이 이뤄지는데 금융사고시 책임 여부를 확실히 하려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용·김하늬 기자 yong@etomato.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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