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정치권은 꽤 시끄러울 것 같다. 각 당의 공천 관련 파열음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선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다. 윤상현 의원의 거취도, TK 지역에서 ‘진박 어벤저스’와 비박 초선들의 운명도 엇갈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정청래 의원의 재심 결과, 이해찬 의원의 공천 여부 등이 결정될 것이다. 혁신안이 사라지면서 우스운 꼴이 된 김상곤 전 교육감의 전략 공천 여부도 마찬가지다. 이곳저곳의 경선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다. 비례대표 윤곽도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잡음은 지금 보다 더 거세질 것이고 탈당, 무소속 출마 선언도 속출할 것이다. 언론은 '정책 선거 사라져'.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 운운하는 기사를 써댈 것이고, 유권자들도 정치인들과 각 당을 보고 혀를 찰 것이다.
매번 '역대 최악의 선거' 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번엔 좀 심하긴 하다. 여야 대결 중에 여당을 편드는 것도 아니고 여당 내 특정 계파를 열심히 지원사격하는 듯한 대통령의 모습부터가 참 낯설다.
나이 일흔이 훌쩍 넘은 인사들이 "국민들은 물갈이, 세대교체를 원한다"라며 칼을 휘두르고 있는 모습은 그로테스크 하다.
어느 정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는 얼마 전 필자에게 "우리 위원장이 누구랑 라인이 닿고말고 어느 계파를 밀고 그런 것은 오히려 큰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면서 "나이가 너무 들어놓으니 지력(知力)이 떨어지는지 복잡한 내용이나 숫자 같은 것은 잘 못 본다"고 털어놓았다.
유일하게 진성당원이 공천과 비례대표를 결정하는 정의당은 어떨까? '영입인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입당한 국방전문가와 언론개혁전문가가 비례 2번과 3번을 차지했다. 1번과 4번은 당에 오래 몸을 담은 특정 의견그룹 출신이다. 현재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의 비례대표 의석수를 3~4석 정도로 보고 있다. 진보정당의 집단지성은 두 영입인사을 당선 안정권에 넣은 대신 노동운동가와 진보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하는 젊은 '정치인'을 후순위로 미뤘다.
이렇게 짚어보니 총선 예고편이 너무 재미없다. 연이은 신선한 인재영입으로 초반 랠리에 앞서가던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기대를 높여놓은 탓인지 반발도 가장 거센 형국이다.
정치적 상황은 롤러코스터를 타기 마련이긴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좀 심하다. 얼마 전만 해도 '너무 한 사람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이간질로 치부하면서 "그분 하자는 대로 하면 된다"던 사람들이 지금 당황해하고 있다.
어찌 됐건 시간은 흐른다. 후폭풍도 거세고 반발도 크겠지만 공천이 완료되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당 대 당의 싸움 앞에서 대다수의 내부 반발은 수그러들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여야 대결에 들어가기 전에 각 당은 스스로를 돌아봐야 마땅하다. 여당이 국민에게 약속했던 상향식 공천은 사실상 사라졌다. 분당을 감수하면서까지 지킨다고 했던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안?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게다가 양당 모두 ‘비상시국’을 명분으로 선출되지 않은 인물에게 큰 권력을 위임했다.
총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바로 지금 상황을 잊어선 안 된다. 여기서부터 고민해야 어떤 당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