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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반등 '일시적'…국내 정유업계 "올라도 좋다"
이란, OPEC 결정에도 원유생산 확대…공급과잉 따른 저유가 이어질 듯
2016-03-10 16:56:26 2016-03-10 18:49:47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올 초 배럴당 20달러대까지 추락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40달러 선으로 치솟으면서 유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뜯어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의 원유생산 감소 등으로 인한 일시적 반등이라, 공급 과잉에 따른 저유가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달(1~9일) 국제유가의 평균가격은 지난달 평균보다 5~6달러가량 상승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는 전일보다 배럴당 1.42달러 상승한 41.07달러에 마감하며 40달러 선을 회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8.29달러로 4일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두바이유도 35.03달러로, 이틀째 35달러대를 유지  중이다.
 
유가 반등의 가장 큰 요인은 OPEC과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의 2월 일일 원유 생산량은 전월보다 28만배럴 감소한 3237만배럴을 기록했다. 미국의 원유 시추기 수는 2009년 이후 최저치를 돌파했다. 원유정보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미국 원유 시추기 수는 392기로 11주 연속 감소했다.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 악화와 달러화 약세,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등도 유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OPEC 회원국은 오는 20일 산유국 회의를 열고 생산량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외 환경 변화에도 업계는 유가 상승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핵 개발 포기로 지난 1월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이 다른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 동결 분위기에 아랑곳없이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 업계는 지난달 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을 전달보다 14만배럴 늘어난 130~140만배럴로 파악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EIA)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 지정학적 사건이나 예상 외의 수요 회복이 없는 한 올해 큰 폭의 유가 상승은 없을 것"이라며 석유 공급과잉이 201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골드먼삭스는 올해 유가를 20~40달러로 전망했으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올해 WTI 가격을 40.9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산유국들의 현 수준의 동결 합의로는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부족하다"며 올해 유가(두바이유) 전망치를 배럴당 38.05달러로 설정했다.
 
한편 국내 정유업계는 현 수준의 저유가나 유가 상승 모두 호재로 보고 있다. 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할 경우 싸게 들여 온 원유를 비싸게 팔아 재고평가이익을 낼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극단적인 유가 하락이나 상승만 아니면 좋은 상황"이라며 "공급 사이드가 워낙 많아서 현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9월 30일 바레인의 사크르 사막 유정에서 채굴중인 원유펌프의 모습. 사진/AP·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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