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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이 마케팅' 시원찮네
밸런타인·삼겹살데이 매출 역신장…불황·요일지수 영향 커
2016-03-08 06:00:00 2016-03-08 06:00:00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유통업계의 필승카드로 꼽히는 '데이 마케팅'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밸런타인데이(2월14일)'에 이어 최근 '삼겹살데이(3월3일)'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이며 유통업계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독 기념일마다 요일지수도 좋지 못하면서 반짝 실적을 기대하던 유통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의 삼겹살데이 돼지고기 판매 실적이 지난해보다 저조했다. A대형마트의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3일까지의 삼겹살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2%p 하락했다.

 

2003년부터 양돈 농가를 돕자는 취지로 3이 두 번 겹치는 3월3일을 '삼겹살데이'로 지정하고 해마다 삼겹살 등 돼지고기를 경쟁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판촉행사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달랐다. 업체간 '10원 전쟁'도 불사하던 예년과 달리 경쟁적인 대형마트의 삼겹살 가격인하 정책이 올해는 유독 조용히 넘어가면서 '붐 조성'에 실패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육류 납품업체에 손실을 떠넘긴다는 이른바 '갑질 논란'을 의식한 대형마트들이 괜한 불똥이 튀지 않게끔 지나친 할인경쟁을 자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이마트(139480)를 시작으로 시작된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몰과의 최저가 경쟁에 돌입한 업계가 같은 대형마트끼리의 가격경쟁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요일 지수의 변수도 작용했다. 지난해에는 삼겹살데이가 화요일인 덕에 주말을 이용해 돼지고기를 미리 사둔 소비자들이 많았지만 올해의 경우 삼겹살데이가 목요일인 탓에 마트 방문객이 적어 관련 매출이 저조했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건네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려진 '밸런타인데이'의 초콜릿 등 주요 선물상품군의 판매실적도 수년째 역신장 중이다.

 

한 편의점의 지난달 7일부터 14일까지 초콜릿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2% 감소했다. 2014년 0.9% 감소한 이후 3년째 마이너스다.

 

온라인 판매도 줄곧 감소세다. 지난달 7일부터 13일까지 옥션의 초콜릿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지난해 판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 역신장이었다. AK몰의 지난달 8일부터 14일까지 초콜릿류 매출도 지난해보다 무려 101% 감소했다.

 

이 역시 요일지수의 영향이 컸다. 밸런타인데이는 유독 요일지수에 민감한데, 올해의 경우 지난달 14일이 일요일이었던 탓에 매출이 줄었다는 것이다.

 

업계는 밸런타인데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을 보이는데다 올해는 주말을 피한 '화이트데이(3월14일)'를 기대하는 눈치다. 남성이 이성에게 사탕 등의 선물을 건네는 화이트데이의 캔디류 판매 실적은 밸런타인데이와 달리 매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되는 내수경기 불황에 요일지수까지 겹치면서 유통업계의 '데이 마케팅' 실적이 저조하다. 대형마트 업계의 '대목' 중 하나로 꼽히는 지난 3일 '삼겹살데이' 기간동안 돼지고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역신장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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