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첨단기술을 해외나 다른 국내 기업에 빼돌리는 이른바 산업스파이로 인한 산업계의 피해가 커지면서 국회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6일 전체회의에서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1월 현대중공업이 400여억원을 들여 자체 개발한 엔진 기술이 브로커를 통해 중국에 넘어간 사실이 밝혀지고, 지난해에도 현대·기아자동차의 신차 설계도면이 중국으로 유출되며 700억원대의 영업손실이 추정되는 등 산업계 전반에 산업스파이에 대한 피해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은 지난달 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은 현실을 지적하며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핵심 기술을 유출하는 유출자들은 매국노로 다스려야 한다. 국가보안법을 적용해서라도 강력히 다스려야 한다"며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산업기술분쟁 업무 체계적 지원을 위한 산업기술보호협회 내 담당 사무국 설치 ▲산업기술 국내·외 유출자에 대한 처벌 규정 강화 ▲비밀유지 의무 위반시 누설 외 도용한 자도 처벌 명문화 등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산업기술 국외 유출자는 현행 '10년 이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서 '15년 이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형량 규정이 대폭 상향됐고, 국내 유출자 역시 기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7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다만 법 개정 과정에서 제시된 형량 하한 규정은 과도한 처벌 가능성과 방위산업기술 보호법 등 유사 입법례, 형벌 체계의 형평성을 고려해 삭제됐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첨단기술을 해외로 불법 유출했거나 유출을 기도한 사건은 총 406건으로 2005년 29건, 2007년 32건, 2009년 43건, 2011년 46건, 2013년 49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4년에는 64건으로 적발 건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국내 기업 간 기술유출 사건도 1999년 39건에서 2009년에는 약 7배 늘어난 292건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산업스파이들은 '대기업의 IT 분야 기술'에서 '중소기업의 정밀기계 분야 기술'로 눈을 돌리고 있어 기술탈취 방어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맞춤형 대책도 절실한 상황이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거쳐 법 공포 후 3개월 이후(제28조제3항 규정은 공포 즉시)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달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소관 법률안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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