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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특파원 머물던 ‘딜쿠샤’ 시민 품으로
앨버트 테일러, 딜쿠샤 머물며 일제 실상 알려
2016-02-26 12:08:14 2016-02-26 12:08:14
비폭력 저항운동인 3·1 만세운동의 의의와 일제강점기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사 임시특파원 앨버트 테일러(1875~1948)의 국내 거처 ‘딜쿠샤’가 70년만에 복원돼 시민에 공개된다.
 
서울시는 25일 중구 프라자호텔 오크룸에서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와 보존·관리·활용을 골자로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계기로 서울시는 복원될 딜쿠샤 관리, 운영 주체가 되며, 정부는 필요한 경우 서울시에 예산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딜쿠샤의 역사적 가치를 재평가하기 위해 원형을 복원, 3·1 독립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 맞춰 시민에게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딜쿠샤(Dil Kusha)는 ‘희망의 궁전’이라는 의미가 담긴 힌두어로 앨버트 테일러가 종로구 행촌동 사직로2길 17 에 20여년간 아내와 함께 머물며 조선민족의 아픔과 투쟁의 역사를 펜에 실어 전 세계인에게 전달했다.
 
특히, ‘3.1 독립선언서’를 타전하고 수원 제암리 학살사건 등을 직접 취재하는 등 조선에 거주하면서 직접 목격하고 취재해 알린 알린 유일한 서양 언론인이었다.
 
앨버트 테일러는 1942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된 후 1948년 6월 미국에서 사망했으며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현재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 안치돼 있다.
 
딜큐샤는 앨버트 테일러가 살았다는 의미 외에도 영국과 미국의 주택양식이 절충된 형태의 2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로 근대건축 발달 양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현재 딜쿠샤에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총 12세대 23명이 무단거주하고 있으며, 장기 무단 점유로 건물 내외부가 변형·훼손돼 지난해 정밀안전진단결과 D등급 판정을 받는 등 보존 및 이주조치가 필요한 상태다.
 
앨버트 테일러 후손들도 조선을 사랑했던 조상의 뜻을 기려 고인의 유품 349점을 내년에 기증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테일러 일가 기증품과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딜쿠샤 복원 후 내부 전시해 앨버트 테일러의 영웅적인 활동과 생활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많은 관람객들이 3·1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의는 물론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앨버트 테일러의 활동을 충분히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복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딜쿠샤 현재 모습.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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