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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목감에서 사라진 임대주택 용지
국토부와 LH, 역대 최악의 전세난에도 시흥목감 A9블록 용도전환
2016-02-01 16:48:16 2016-02-01 18:12:03
[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 역대급 전세난에 저렴한 임대주택 하나가 아쉬운 판국에 서민 임대주택 핵심 공급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도권 인기 택지 중 한곳의 임대주택용지를 분양아파트용지로 바꿨다. 서민 임대주택 공급 책임 기관인 국토교통부는 이를 승인·고시했다.
 
1일 국토교통부 전자관보에 따르면 지난 달 16일 LH는 경기도 시흥목감지구 B-9블록 용도를 10년 공공임대용지에서 아파트 분양용지로 전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이 부지에는 60~85㎡ 임대주택 1019가구가 들어설 계획이었으나, 일반 아파트 1019가구 공급으로 변경됐다.
 
자료/국토부 관보
 
수도권은 만성적인 공급부족에 최악의 임대난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에서 LH는 임대주택 1019가구를 계획에서 지워버리고 비싼 민간 분양 아파트를 채우기로 한 것이다.
 
KB국민은행 집계 결과를 보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09년 3월 이후 단 한차례도 하락한 적이 없다. 이 기간동안 전셋값은 67.9%나 급등했다. 이로 인해 세입자들은 전세를 찾아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전세를 포기하고 세 부담이 큰 민간 월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민간 주택 월세의 평균 가격은 69만5000원에 달한다. 보증금은 6634만원이다. 1년에 평균 830만원이 넘는 돈이 거주비로 지출된다. 전세가 없다면 세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는 임대주택이 절실하지만 1000가구가 넘는 임대주택이 시흥목감 지구계획서에서 사라졌다. 시흥목감에서 최근 임대공급된 A-4블록 전용 51㎡의 경우, 보증금 4200만원에서 월 임대료 44만원이다. 월세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임대거주 후 분양전환받을 수 있는 10년 공공임대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수록 관심이 큰 임대주택이다. 지난해 초 경기 하남미사강변도시에 공급된 10년 공공임대리츠는 평균 경쟁률 9.8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동탄2신도시 40블록에 공급된 10년 공공임대아파트는 1순위에서 평균 5.7대 1의 경쟁률로 청약접수를 끝냈다. 5월에 분양한 시흥목감지구 A3블록 10년 공공임대아파트도 1순위에서 3대 1로 마감되는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시흥목감은 2014년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택지 확보 경쟁이 벌어진 곳이다. A7블록은 406대1로 전국 최고 입찰경쟁률을 기록했고, B2와 B1 역시 각각 284대1, 25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LH는 이같은 토지 판매 실적 열기에 힘입어 창립 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LH는 토지와 주택으로 27조5000여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대금 회수액은 23조원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105조원이 넘었던 부채는 최근 90조원으로 감축시킬 수 있었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수도권 전체가 임대난에 시름하는 이때 임대 공급 기관인 LH의 이같은 결정과 국토부의 승인은 지탄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LH 진주 사옥 전경. 수도권 전세난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가운데 LH는 최근 시흥목감 공공임대용지를 분양용지로 전환하며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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