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출 '곤두박질'…'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 기록
수출 18.5% 줄어든 367억달러…'불황형 흑자'도 지속
2016-02-01 14:27:43 2016-02-01 14:28:37
한국의 지난달 수출이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13개월 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은 당초 예상보다 대외여건이 예상보다 악화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6년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5% 줄어든 367억달러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하락폭은 글로벌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8월 20.9%가 떨어진 이후 최대 수치다.
 
산업부는 조업일수가 줄었고 선박수출 감소, 유가급락, 주력품목 단가하락,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주력 수출품 가운데 하나인 선박은 해양플랜트 수주 없이 상선 위주의 수출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액 14억달러가 감소했고, 자동차는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 축소로 21.5%가 줄었다.
 
유가가 떨어지면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분야의 수출액도 16억달러가 감소했고, 공급과잉으로 단가가 크게 하락한 철강과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수출도 각각 19.9%, 13.7%, 30.8%가 줄어드는 등 주력 수출품 대부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규 유망품목인 화장품과 OLED의 수출은 각각 8.7%, 2.1% 증가했지만 이 역시도 기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수출 부진에 대해 정부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더욱 악화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국제유가가 지난해 1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지며 유가 영향 품목이 큰 영향을 받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경기 전망치를 낮추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배럴달 45.8달러 였던 두바이유는 지난달 29.9달러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성장 둔화도 수출 부진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6.9%에서 6.3%로 낮아졌고, 이에 따라 대중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16.5%가 감소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21.5%까지 떨어졌다.
 
철강과 반도체 수출이 부진하면서 미국으로의 수출도 9.2% 감소했고, 저유가로 경기가 침체된 중동을 비롯해 경기부진이 심화되는 신흥국 등 대부분 주력시장에서의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수출회복을 위해 범정부적 총력지원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수출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민관합동 수출투자대책회의가 3일 처음으로 열리며, 3월에는 소비재 산업 육성 종합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을 위한 비관세작업반도 이번 달 중에 운영되며,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과의 경제공동위도 추진되고 있다.
 
이 실장은 "이란으로의 수출을 제재 이전 수준인 6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추사 시장도 확보할 것"이라며 "이란으로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금융을 비롯한 정부의 지원, 자동차 산업 협력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입도 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1%나 줄어든 3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가하락으로 원자재를 비롯한 자본재, 소비재의 수입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타나탔다. 무역흑자는 53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출입이 모두 줄어든 '불황형 흑자'로 나타났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최근 수출입 증가율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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