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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올림픽 앞둔 신태용호에 '쓰디쓴 보약' 될까
일본에 2-3 역전패…"수비진 리더 필요"
2016-01-31 14:03:37 2016-01-31 14:07:20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일본과의 막판 승부에서 믿기 힘든 역전패를 당하면서 방심은 금물이라는 말을 체험했다. 오는 8월 열리는 리우 올림픽 본선을 앞둔 대표팀은 추후 수비 불안을 해결하는 데 사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지난 30일 밤(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일본에 2-3으로 졌다.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었던 경기가 순식간에 믿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반 20분 권창훈(수원)의 선제골과 후반 2분 진성욱(인천)의 추가골이 잇따라 터지며 난적 일본을 가볍게 제치는 듯했다. '한일전'이라는 긴장됐던 분위기가 급격히 대표팀 쪽으로 넘어왔다. 경기 내용면에서도 대표팀은 2대1 패스나 3대1 패스 등 세밀한 플레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일본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후의 상황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흘렀다. 대표팀은 후반 22분 침투 패스를 받은 다쿠야에게 골을 내줬다. 곧장 1분 뒤에는 오른쪽 측면 수비가 허물어지며 크로스를 막지 못했는데 이를 상대 공격수 야지마가 머리로 받아 넣어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36분에는 패스 한 번에 중앙 수비가 허물어지며 아사노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최종 수비수 연제민(수원)이 대표팀 골키퍼 김동준(성남)과 상대 공격수의 1대1로 상황을 내줄 정도로 수비가 허물어졌다.
 
14분 만에 3번이나 골문을 뚫리며 다시 한 번 수비 불안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 내내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던 중 공격력만으로는 절대 토너먼트 대회에서 이길 수 없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 실제 대표팀은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6실점(14득점)을 기록했다. 표면상 보면 경기당 1골씩 내줘 그리 나쁘진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일본이나 4강서 만난 카타르 정도의 팀들이 올림픽에 나올 예정이라 그 전 경기들은 큰 의미가 없다. 이 때문에 축구계에선 개선해야 할 점으로 수비 불안을 첫손에 꼽는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팀의 중심을 잡을 선수가 없었다. 1%라도 방심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걸 배웠다"면서 "올림픽에서는 아시아가 아닌 세계 16개국 강팀을 만나니까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수비에서 선수들을 리드할 수 있는 이가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이번 경기에서 권창훈을 비롯해 진성욱과 황희찬(잘츠부르크) 같은 신예 공격수은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뒷공간을 자주 내주는 수비진과 경기 도중 분위기를 다잡아 줄 리더십 있는 선수의 부재가 약점으로 드러났다. 신태용 감독은 와일드 카드 선발에서 수비수를 가장 먼저 낙점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출전 6개월을 앞둔 대표팀에게 명확한 숙제가 떨어진 셈이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30일 밤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3으로 역전패 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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