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호사회 "고압적 태도·막말 판사 여전"
'2015년도 법관평가'…하위법관 18명, 우수법관 8명
입력 : 2016-01-20 14:01:33 수정 : 2016-01-20 17:40:28
"피고인에 대해 '대표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앉아 있구만', '한심하다. 한심해', '무슨 3류 드라마 같아서 실체적 진실을 찾을 가치가 전혀 없다' 등 몹시 부적절한 발언을 거듭했다." "이혼사건에서 여성 당사자에게 '부잣집에 시집가서 누릴 것 다 누리고 살지 않았느냐, 도대체 얼마를 더 원하느냐'며 폭언하고 조정을 강요했다"
 
법정에서 소송 당사자에게 면박을 주고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등 일부 법관들의 고압적인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2015년도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평균 5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아 하위법관으로 선정된 18명 가운데 이 같이 부적절한 태도로 문제된 사례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위법관 18명은 평균 41.19점을 받았으며 최하 점수는 22.08점이었다.
 
특히 최하위권 법관 5인에 포함된 서울 소재 법원의 한 판사는 과거에도 부적절한 재판 진행으로 지적을 받았으나 여전히 개선의 노력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판사는 항소이유를 1분씩 구술변론하라고 요구하고 할당시간이 지나자마자 다음 사건을 진행하겠다면서 쌍방대리인을 법정에 대기하도록 지시했다. 또 법정에서 갑자기 판례번호를 불러준 뒤 퇴정해 해당 판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오라고 하는 등 고압적으로 절차를 진행했다. 무리하게 조정을 유도하거나 증거신청을 취하하도록 한 뒤 패소판결을 선고하는 등 변호인의 변론권을 심각하게 제한·침해한 사실도 지적됐다.
 
이 외에도 소송대리인의 구두변론에 대해 "그래서? 그게 뭐?" 등의 비존칭어를 쓰거나 "한심하다, 한심해. 무슨 3류 드라마 같아서 실체적 진실을 찾을 가치가 없다'는 등 재판부의 예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사례들도 있었다.
 
아울러 이혼사건에서 여성 당사자에게 "부잣집에 시집가서 누릴 것 누리고 살지 않았냐"며 폭언을 하고 변호인에게 무리하게 조정을 요구하는 등 부적절한 태도, 변호인의 변론기회 박탈, 공정성을 의심케 할 정도의 편파적인 재판진행, 형사사건에서 피해자에 대한 인권보호 소홀 등도 지적됐다.
 
이날 서울변회는 하위법관으로 선정된 법관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변회 지침상 2년 연속 하위법관으로 선정될 경우 공개여부를 결정한다"면서도 "하위법관 공개여부에 대한 논의는 추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50점 미만의 점수를 받은 하위법관들의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변회의 법관평가가 실질적으로 법정문화 개선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우수법관도 있었다. 서울가정법원 허익수(39·사법연수원 36기) 판사는 장기간 조정을 진행하면서도 당사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설득해 원만하게 조정이 성립되도록 하거나, 조정 중에 당사자의 진술을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는 등의 태도로 회원 7명으로부터 100점을 받아 우수법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수법관은 허 판사 외에 ▲서울고법 정형식(55·17기) 부장판사 ▲서울고법 여운국(49·23기) 판사 ▲광주지법 목포지원 임선지(48·여·29기) 부장판사 ▲춘천지법 원주지원 손주철(43·29기)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송미경(36·여·35기) 판사 ▲서울고법 김관용(47·25기) 판사 ▲서울중앙지법 임정택(42·30기) 판사 등이다.
 
특히 여 판사와 송 판사는 2014년도에 이어 2년 연속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다. 여 판사는 풍부한 법률지식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석명권을 행사하거나 쌍방에 충분한 증거신청의 기회를 주는 등으로 변호사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송 판사는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고려한 화해권고 절차의 진행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번 평가는 지난해 1월~12월까지 전체 회원 중 11.3%에 이르는 1452명이 참여해 역대 최고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또 평가대상인 법관도 1782명으로 비재판법관을 포함한 전체 법관의 62.%에 달했다. 평가 결과 전체 법관들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73.01을 기록해 예년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서울변회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소속 변호사들을 상대로 법관평가제를 실시해 상·하위 법관 각각 10명의 명단을 대법원에 전달해왔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법관평가의 공정성 및 객관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5년 하반기에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사회과학적 방법론의 측면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법관평가의 실효성을 발휘해 궁극적으로 법관인사 평정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법관평가를 법관인사 평정에 반영하고 있는 해외 사례들에 관한 비교법적 고찰, 심화된 이론연구 및 심포지엄 개최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20일 '2015년도 법관평과' 결과 우수법관으로 법관 8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 신지하 기자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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