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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미국 NAC 시장은 국내의 10배 이상, 시스코 넘어서야죠"
이동범 지니네트웍스 대표
2016-01-24 11:40:44 2016-01-24 11:40:44
[뉴스토마토 류석기자] "미국에서 NAC(네트워크 접근 제어) 솔루션은 전체의 20% 기업에서만 사용하고 있어요. 그만큼 저희에게는 기회가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미국에서 실패하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또 미국사업에 도움이 된다면 나스닥 상장도 가능하겠죠."
 
20일 경기도 안양시 지니네트웍스 본사에서 만난 이동범 대표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니네트웍스의 NAC가 미국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시스코나 포어스카우트의 제품과 비교해 더욱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NAC란 PC 등 각 단말이 네트워크에 접근하기 전 보안정책 준수여부를 검사해 네트워크 사용을 제어해 주는 솔루션을 말한다.
 
지니네트웍스의 주력 제품인 NAC '지니안Genian)은 국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왓츠업(Wassaup)', PC 취약점 점검 및 내부 보안 수준 향상을 지원하는 PC 보안수준 진단 프로그램 '지니안 GPI' 등을 서비스 하고 있다.
 
지니네트웍스는 올해로 창사 11년째를 맞은 내부보안 전문기업이다. 창사 이후 단 한 해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이동범 대표는 2005년 1월 보안업체 어울림정보기술 기술본부 본부장을 퇴사하고, 지니네트웍스를 창업했다. 당시 지니네트웍스가 개발한 NAC는 글로벌 보안 시장에서도 생소한 제품이었다. 네트워크 접근 제어라는 개념 자체도 정립이 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당시 해외에서 글로벌 IT기업인 시스코가 첫 NAC 제품을 내놓은 시기와 맞물린다. 현재 지니네트웍스는 NAC 시장 초기 사업자로서 발빠른 기술 개발과 보완을 통해 국내 보안업계에서 시장 선도 사업자로 자리매김 했다.
 
 
◇이동범 지니네트웍스 대표. 사진/지니네트웍스
  
지니네트웍스는 미국 시장 진출을 창업 초기부터 준비해 왔다. 7~8년 전부터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보안 콘퍼런스를 참관했으며, NAC 등 보안 기술에 대한 시장조사도 진행했었다. 이를 통해 미국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동범 대표는 "현재 미국 시장에 나와있는 보안 제품들은 복잡도가 높은 등 사용성이 떨여져 미국 많은 기업들에서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니의 NAC는 주요 기능은 필수적으로 갖고 있지만, 부가적인 기능들은 기업 환경에 맞춰서 유연하게 정책을 설정할 수 있고, 문제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지니네트웍스는 지난해 8월 IoT(사물인터넷) 시대 성장잠재력이 큰 보안기업으로 평가 받아, 프리미어파트너스로부터 6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보스턴에 현지 법인 설립을 완료했으며, 미국 뉴햄프셔 주립대학교 이노베이션 센터와 NAC 제품 글로벌화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니네트웍스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다른 국내 보안업체와는 차별화 된 전략을 꾀하고 있다. 미국 내 중소·중견기업(SMB)들을 대상으로 100% 온라인 판매를 진행한다. 사용자는 웹사이트에서 NAC 제품을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 주요 마케팅이나 영업활동도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미국 진출을 시도했던 다른 국내 보안업체들은 해외 파트너를 모집하고, 유통망을 직접 구축하는 등 국내에서와 비슷한 비즈니스 방식을 고수하다보니, 대부분 그 과정에서 힘든 상황을 겪었다"며 "우리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온라인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온라인에서 직접 제품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제품을 개선해 나간다면 전통적인 영업방식 보다 더욱 큰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는 미국시장에 대한 단기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동안 미국 시장에 투자할 여건은 되지 않는다"며 "3년 이내에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하고, 제품을 다운로드 받은 업체 2000곳 정도를 확보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니네트웍스의 미국 진출에 대해 업계에서는 엇갈린 시각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지니네트웍스보다 큰 규모의 국내 보안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여러번 도전했지만, 아직까지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또 통상적으로 국내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앞서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 먼저 진출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미국을 첫번째 해외 진축국으로 꼽은 이유이 대해 이 대표는 "실제로 일본이나 동남아쪽 기업 등에서 함께 사업을 해보자는 제안이 여러번 있었지만, 아시아지역에서의 사업은 대부분 단발성인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에 제안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을 선택한 것은 글로벌하게 지니네트웍스의 브랜드를 알리고 싶었던 마음이 크고, 또 미국에서 먼저 회사의 인지도를 높인 후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사업의 지속성 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니네트웍스는 '왓츠업'을 통해 미국 O2O 서비스 시장에도 문을 두드린다.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 NAC를 선보인 후 하반기에 왓츠업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왓츠업은 오프라인 매장 업주들이 고객 방문과 구매를 유도하는 다양한 형태의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것을 돕는 서비스다. 매장 주변의 유동인구 수, 방문 수, 재 방문 고객 비율, 매장체류시간 등 고객의 행동을 분석해 프랜차이즈 임원, 마케터, 매장 운영자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또 무엇이 신규고객 확보에 가장 효과적 이었는지, 무엇이 재 방문 비율을 높이는데 가장 효과적 이었는지, 철저한 분석을 통해 새롭게 시도해 매출이 증가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대표는 미국 나스닥 상장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미국 사업에 좋은 영향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수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외국 증권사에서 와서 나스닥을 장기적으로 준비해 보자는 제안을 했었고, 준비를 해주겠다고 했었다"라면서 "하지만, 아직 스스로 나스닥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본적이 없어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나스닥이 목표라기 보다는 미국 비즈니스에서 (나스닥 상장이)좋은 방법이라면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니네트웍스는 미국 사업과는 별개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코스닥 상장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고, 내년 2월 혹은 3월 중으로 IPO(기업공개)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보안 시장 역시 다른 IT분야와 마찬가지로 여러 기술들이 융합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NAC만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 회사의 사업 영역을 넓히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IPO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니네트웍스는 지난해 매출 156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14년 대비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334% 증가한 수치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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