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오빠생각', 전쟁 속에서 핀 동화
입력 : 2016-01-08 10:21:38 수정 : 2016-01-08 10:21:38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6.25 전쟁은 수 많은 희생자를 낳은 비극이다. 살기 위한 목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죽이던 야만의 시대다. 인민군과 국군의 눈치를 보며 목숨을 부지했던 이도 있고, '빨갱이'로 몰려 목숨을 잃은 이도 있다. 누군가는 전쟁 중에 불구가 되기도 했고, 가족을 잃었고, 사람을 죽인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했다.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될 비극인 전쟁통에서 합창으로 많은 사람들을 위로한 아이들이 있다. 새 영화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음악적 재능을 갖고 있는 군인 한상렬 역에 임시완, 고아원 선생님 박주미 역에 고아성이 나선다.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남매는 정준원과 이레가 맡았다.
 
영화 '오빠생각' 스틸컷. 사진/NEW
 
전쟁의 중심에서 북한군과 싸웠던 한상렬 소위는 나름 한적한 부산의 한 부대의 '전쟁 고아'들을 보호하는 고아원 관리자로 발령받는다. 전쟁터였던 한국에서 부산도 혼돈의 도시였다. 한상렬 소위는 그곳에서 갈고리(이희준 분)를 알게 된다. 갈고리는 아이들에게 밥을 준다는 명목으로 폭력을 일삼고, 도둑질을 시키는 옳지 못한 어른이다. 한상렬은 그의 밑에서 남의 것을 훔치며 연명하는 아이들을 발견하고 안쓰럽게 생각한다.
 
한상렬은 아이들을 보호할 방법을 강구한 끝에 합창단을 만든다. 갈고리 수하에 있던 동구(정준원 분)와 순이(이레 분)는 고아원에 들어간다. 총 대신 지휘봉을 든 한상렬은 박주미와 함께 아이들에게 화음을 가르친다. 갈고리 밑에서 살던 아이들은 한상렬을 만나 웃음을 되찾는다. 하지만 여전히 한편에선 전쟁통의 불안함이 감돈다.
 
영화는 신선하게 여겨질 정도로 착하고 밝다. 합창을 하는 30여명의 아이들의 모습은 귀엽고 예쁘다. 그들이 부르는 합창은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을 준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에서 절제된 심리 묘사를 선보인 이한 감독은 신파와 절제 사이 절묘한 지점에서 희망을 노래한다. 감독의 착한 마음씨가 영화에 녹아있다.
 
영화 '오빠생각' 스틸컷. 사진/NEW
 
영화는 임시완과 고아성, 이희준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주인공은 정준원과 이레를 비롯한 30여명의 아이들이라 봐도 무방하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며 웃음 짓는 아이들이 진짜 주인공으로 비춰진다. 그 중에서 정준원과 이레의 연기는 놀라운 수준이다. 아역이라는 수식어는 이들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100억 대작 영화의 주연을 맡은 된 임시완은 또 한 번 성장했다. 스크린 첫 주연 작품임에도 모자람이 없다. 연기 잘하는 고아성과 이희준은 이번에도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이희준의 광기가 섞인 연기는 독보적이다.
 
'오빠 생각'은 폭력과 자극으로 점철된 한국영화계의 최근 흐름에 역행하는 순수한 동화 같은 영화다. 10~20대 보다는 아이를 가진 40대부터 6.25의 정서를 갖고 있는 6~70대가 유독 좋아할 것으로 보인다. 상영시간은 124분, 개봉은 오는 21일이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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