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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연기파 아역 배우들
2015-11-02 14:37:30 2015-11-02 14:37:30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최근 아역 배우들의 연기력이 심상치 않다. 일부 배우들은 성인 못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 혹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성인 연기자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할 뿐이라고 생각됐던 과거와 달리 요즘 아역들은 자신만의 입지를 공고히 갖춰가고 있다.
 
현재 방영중인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4회분까지는 아역들의 세상이었다. 이방원(유아인 분), 분이(신세경 분)의 어린 시절을 맡은 남다름, 이레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다. 두 배우는 아이답지 않게 다양한 감정선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남다름. 사진/SBS
 
어린 이방원을 맡은 남다름은 아버지 이성계(천호진 분)가 권력자 이인겸(최종원 분)에게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고 실망하는 모습부터 이상적인 선비 정도전을 보고 유생이 되는 과정, 현실의 벽을 깨닫고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까지 다양한 면을 완벽히 소화했다. 낯선 함경도 사투리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2009년 KBS2 '꽃보다 남자'에서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선 남다름은 영화와 드라마 17편에 출연하는 등 알찬 필모그래피를 가진 배우다. 지난해에는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에서 어린 조윤(강동원 분) 연기를 완벽히 소화해 주목받기도 했다. 또 영화 '허삼관'에서는 다른 아버지가 낳은 허삼관의 첫째 아들 일락으로 분했다. "단 둘이 있을 땐 아저씨라고 불러라"는 허삼관의 속좁은 행동 앞에서도 의젓한 아들을 연기하며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다.
 
이레. 사진/SBS
 
'육룡의 나르샤'에서 어린 분이를 맡은 이레는 오빠보다도 더 명석하고, 현명하며 잔정이 깊은 아이의 모습 등을 훌륭히 표현해내며 훗날 어린 나이임에도 마을의 대장이 되는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일조했다. 특히 오빠 땅새(윤찬영 분, 훗날 이방지)가 연희가 험한 꼴을 당하는 것을 보고도 그냥 돌아오자 "같이 죽었어야지"라며 뺨을 때리는 장면은 압권이었다는 평이다.
 
영화 '소원'으로 데뷔한 이레는 당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미취학 아동이었고, 첫 연기였음에도 아동 성폭행 피해자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이레는 tvN 드라마 '슈퍼대디열'에서 천사 같은 어린 아이의 인상이지만, 도도하고 까칠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소원' 때와는 또 다른 이미지를 보여줬다..
 
이효제. 사진/쇼박스
 
영화 '사도' 정조 역할을 맡았던 이효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효제는 아버지를 미워하는 할아버지 영조에 반기를 들지 않으면서 영리하게 대응하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랑스러운 아들을 훌륭히 표현했다. 송강호, 유아인의 연기력 앞에서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효제는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강동원과 2인 1역을 맡는다. 벌써부터 흥미로운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레, 이효제와 함께 작업한 이준익 감독은 "두 어린 배우 모두 오디션부터 몰입도가 상당했고, 사회성을 흡수하는 능력도 탁월했다. 특히 이레는 미취학 아동으로서 아동 성폭행을 당한 아이의 마음을 이해했다. 깊이가 다른 배우였다. 이효제 역시 자신의 신이 모두 끝나기 전까지 촬영장 내에서 흐트러짐이 없었다. 어린 아이가 아닌 인격을 존중해주면 그만큼 더 연기를 즐기고 재밌게 했다. 훌륭한 배우가 될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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